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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여섯 살.
해방 다음 해 6월 어느 날. 칠흑 같은 밤을 헤치고
나는 안내자의 지게 위에 걸터앉아
비 억수로 퍼붓는 한탄강 물살을 소리 죽여 헤쳐가면서
부모님과 함께 자유 대한민국에 건너왔다.
아직도 이 기억만은 생생하다.
행운아 나.
여든한 살 늙은 나는 오늘 아침에도
아침 운동길에 아파트 건물에 걸린 엄청 큰 태극기를 뿌듯한 마음으로 쳐다본다.
국민학교 3학년 어린 시절 6.25 북괴군의 남침으로
내가 살던 인천에서 부산으로 피난생활을 떠났다.
부산 남부민동 '서울 피난 용강 국민학교'에 다녔던 나는
어느 날 파도가 넘실대는 방파제위의 천막교실 칠판 위에 태극기를 내 손으로 그려 달았다.
오늘, 아파트에 걸린 태극기를 보면서
문득 까마득한 옛날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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