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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글년! 또 남편을 잡능구먼.
니 승깔이 보통이여?
김서방이 참말 참허고 용허다.
밥먹자마자 밥그럭, 국끄럭 냉큼 들고 정지서 기영 잘해주지,
글고 냄새나는 음석찌갱이 잘 버려주지, 그뿐이여?
외국으로 출장 다녀올 띤 그 머시여, 명품인가 지랄인가 허는 비싼 가방 사다주지,
굉일이면 마누래, 새끼델꼬 맛집 찾아 외식도 잘허지...
시방 저런 남자 있능가 눈씻고 잘 찾아봐, 지집아야!
니 서방 니가 함부로 허믄 굴러들어 온 복을 차는 거여.
신문 방송에서 맨날 허는 뉴스도 안보냐?
부부간에 쌈박질하다 승질 몬이겨 꺼떡허면 갈라선다는 소릴 못들었어?
세 사람중에 한 사람은 갈라선다고 혔어.
김서방도 남자여.
남자가 한 번 승질 나뻔지믄 집안이 으뜻게 댄다능 거 니는 아즉도 모르는 거여?
부부쌈은 본디 따사한 말로 주거니 받거니하믄서
서로 토닥토닥 거리가며 잔잔하게 풀어가는 거시여.
타박타박 쌈박질혀서 해결될 거 갔냐?
시방 옆에서 느그 새끼가 빤히 쳐다보고 있능거 니 눈구녁엔 안 보여?
그 새끼가 요담에 크면 누굴 담겄냐?
워디서 간뎅이 부은 별쫑이 하나 나와가꼬
에미 쏙을 팍팍 썩히고 있구만 그려.
써글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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