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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왕건의 묘사를 번지는 기법으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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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미술학도들과는 좀 다르게 중고교때부터
일러스트레이션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순수화가보다는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은 미술대학을 들어갔다.
그리고 서양학과와 동양학과를 모두 섭렵을 했었다.
온전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위해서였다.
지금 내꿈이 이루어졌는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틈 평생을
이 길 하나만으로 정진했기에 후회는 없다.
그만 각설하고....

위의 그림은 모 어린이 교육잡지에 연재되었던 일러스트였다.
왕이 나오는 옛날 이야기라 처음엔 붓으로, 그리고 화선지에 그리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은 너무 진부했다.
좀더 현대적인 터치는 않될까하고 몇시간 고민하다가
새로운 기법으로 시도를 했다.

전에도 몇번 해봤던 작업이라 별로 어려움은 없었다.
우선 켄트지를 선택했다.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먹선을 입혔다.
완전히 먹이 마른 다음 스프레이로 물을 뿌렸다.
색깔이 번지는 효과를 보기위해서이다.

그러기위해선 붓을 빨리 움직여 종이위에 칠해야한다.
물이 마르면 번지는 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을 뿌렸어도 금방 색감을 넣으면 번지질 않는다.

어느정도 종이에 물이 먹혀들어갈 즈음까지 세심하게 잘 살펴야 한다.
이 모든 작업을 하기 위해선 사전에 머리 속으로 기획을 잘 짜야한다.
옷의 색깔, 신발, 문양, 왕관 등등 ...
그러기에 실상 그리는 작업시간은 의외로 짧다.
단 어떻게 구도를 잡느냐, 그리고 어떤 순서로 색깔을 입히느냐에
많은 시간이 걸릴뿐이다.

세자의 어리숙함을 왕건이 안타까이 여기며 꾸짖는 모습을
약간 과장된 표현으로 그린 일러스트였다.
그려놓고 이 정도라면 선의 개성이라든가 표정, 의상 등등이
잘 나타났다고 스스로 자위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설픈 점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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