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은 헬스장 라커룸의 <1분 청소부>다
언젠가 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대한민국도 문화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 모두 뿌듯한 마음들을 가지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써는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나는 여기서 잠깐 초치는 얘기를 해야 하겠다.
우리 모두는 뒤돌아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자신에게 되물어보자.
<나는 정말로 문화선진국 대열에 낄만한 자신이 있는가?>
솔직히 너나 나나 없이 반성들을 해야 한다.
우리는 말로만 문화의식으로 포장을 했고 그리고 겉으로만 치장을 했다.
실제로 우리들 주위들을 헤치고 들여다보면
부끄럽고 낯 뜨거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것은 각계각층의 행실에서 너무나 쉽게 발견을 할 수 있다.
거리를 지나는 차(교통)문화, 끽연자 들의 흡연문화, 음식문화, 공연문화,
관광문화 등등 헤아릴 수도 없이 많지만 우리는 정말로 그런 문화 의식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지켜가고 있는지를 심각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렵게 빙빙 돌리면서 얘기하지 말고 직설적으로 쉽게 예를 들어보자.
나는 집 가까이 있는 조그마한 헬스장에 다닌 지가 몇 년이나 되었다.
그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리면 바로 운동할 수 있는 헬스장이다.
라커 키와 운동복을 찾아들고 라커룸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기 전에 여느 때처럼 변함없이
나는 <1분 청소부>로 변신을 한다.
여기저기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타월, 운동복 등을 주워
각각의 정리함에 집어넣고 그리고 화장대위의 널려진 도구들을
깔끔히 제자리로 정리를 한다.
이 일은 라커룸에 사람이 있건 없건 간에 벌써 수년간 내가 해온 일이다.
구태여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라커룸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작태가 아니꼽고 배알이 뒤틀려 이 짓을 몇 년 동안 계속해오고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의 정서가 나를 꼬드겨 요렇게 움직이게 만들었다.
라커룸 청소는 불과 1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1분을 투자하고 내 마음의 정서가 맑아진다면 괜찮은 장사다.ㅎㅎㅎ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인상을 쓰며 군소리도 하고
더러는 큰소리로 소리도 쳐봤지만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일하는 내 성격만 더러워졌다.
그래서 이젠 아예 포기를 했다.
청소부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내 입을 스카치테이프로 발라버렸다.
양심이 있으면 생각해보자.
만약에 이 라커룸이 자신의 집에 있었다면
이렇게 아무런 개념도 없이 지저분하게 어지럽히진 않았을 것이다.
바로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가 은연중 머리속에 팽배해 있다는 것을
이런 공동체에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가 있다.
샤워실에서 나온 사람들이 타월을 사용하고 정리함에 집어넣는 일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심지어는 머리를 털고 몸을 닦은 타월을 바닥에 놓고 발로 질근질근 밟으면서
헤어드라이로 머리를 말리고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나는 바닥에 깔린 젖은 타월을 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주어 정리함에다 집어넣는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그런 나의 행동을 보았는지 안 보았는지 아예 모른 체를 해버린다.
또 어느 사람은 그 물 묻은 타월로 신고 온 운동화를 깨끗이 닦고 난 후
멀리서 타월을 정리함으로 휙 던져버린다.
보기 좋게 골인이라도 시켰으면 좋으련만 실력이 없었는지 그냥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리고는 유유히 휘파람을 불며 라커 문을 열고 나가 버린다.
내일 아침 세탁한 그 타월을 혹시라도 자기가 다시 쓸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내가 그 때 그때마다 싫은 소리를 하면 잔소리꾼이 되겠지?
혹시라도 그 사람이 깨닫게 코 앞에서 바로 타월을 집어 들고 정리함에다 집어 넣어보자.
아마도 무안해서 다시는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착한(?) 생각을 하고
그래서 며칠을 계속해서 그렇게 해보았다.
하지만 그 인간은 <생각>이라는 자체가 없는 사람인지 전연 의식을 하지 못했다.
<나는 버리는 사람이고 너는 줍는 사람이다>라는 식이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것들이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자! 그래도 우리가 문화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고 폼을 잡고 있어도 괜찮을까?
왜 이렇게 부끄러울까?
문화선진국? 웃기는 소리다. 아직도 요원하기만하다.
청소를 하고 난 후의 말끔해진 라커룸이다. 이 정도면 <1분 청소부>의 실력도 괜찮다.
추천합니다
송도순(성우, 방송인)
나도 시어머니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엊그제 며느리였었는데 말이에요.
지나간 과거사 되풀이 않는 게 요즘 대우받는 시어머니라면서요?
며느리 잡아놓고 “나 옛날에는...”하는 꼰대 시어머니는 질색입니다.
간섭하지 말고 그냥 풀어놔두세요. 요즘 며느리들은 지가 다 알아서 합니다.
강춘님 책 엉클어진 고부 속 다 풀어냈습니다.
책 구경하기
http://blog.daum.net/kangchooon/113
중국어 번역판으로도 출간 됩니다.
*송금하신 박현규님 이메일 주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림 원본구경하기 http://blog.joinsmsn.com/kic2806/1190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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