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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아내, 나, 반려견 이렇게 셋, 한집에서 같이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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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나, 반려견 이렇게 셋, 한집에서 같이 늙어간다

 

 

 


이름이 ‘새비’라는 녀석이다.
처음 이 녀석을 데리고 올 때 태어난 지 겨우 두 달된 조그마한 녀석이었다.
소파에 올려놓았더니 새처럼 날라 거실 바닥으로 폴짝 뛰어 내렸다.
그 새처럼 나르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앙증스럽게 보여 ‘새비’라고 이름을 지었다.

 

녀석을 입양한지도 어느 새 10년 가까이 된다.
인간의 나이로 치자면 약 60세 정도다.
어쩌다 동물병원에 가면 의사가 ‘노견’ 취급을 한다.
아내는 그럴 때마다 의사에게 한마디씩 쏘아붙인다.
- 그러지 않아도 나이 먹어 안타가운데 노견, 노견 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아직도 어린애인걸요.
의사가 바로 알아차리고 웃으면서 사과를 한다.
- 아~, 그러네요. 제가 또 실수를 했습니다.ㅎㅎㅎ

 

세월이란 나이는 사람만이 먹는 게 아니다.
강아지도 세월을 먹는다.

 

아들과 딸아이 둘다 출가시켜놓고 나, 아내 그리고 이 녀석 ‘새비’
이렇게 세 식구가 조그마한 아파트 11층에서 단출하게 산다.
새비녀석도 밥 먹을 때나, 운동할 때나, 잠을 잘 때나,
그리고 소파에 앉아 TV 시청을 할 때도 빠지지 않고 우리네와 똑 같이 행동한다.

 

녀석이 우리 내외를 빼놓고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또 한사람 있다.
모 방송국 드라마 촬영감독인 막내처남이다.
같은 아파트 바로 앞 동에 산다.
10년 전 처남이 친구에게 얻었다며 우리에게 길러보라고 해서 준 바로 주인장이다.
그런 연유에서 그런지 우리 내외 대화중에 처남 이름만 살짝 언급해도
이 녀석은 귀신같이 알아듣고 꼬리를 있는 대로 흔들며 현관으로 마중을 나간다.
- 아니야! 새비야. 세홍이 삼촌이 지금 온다고 하는 게 아니라니까.

 

녀석은 어느 새 알아듣고 금방 돌아서 서운하다는 듯
자기 자리로 가서 턱을 바닥에 괴이고 널브러진다.
아내가 안됐다는 듯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 세홍이 삼촌이 보고 싶지? 금방 오라고 할까?
녀석은 고개를 쳐들고 ‘우우웅’소리를 지른다.
- 오, 보고 싶다구? 그래, 나쁜 삼촌이지? 새비가 얼마나 보고 싶어하는데...
- 우우웅~!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삼촌 이름을 부르면 이렇게 따라서 부른다.

 

나는 신통하다고 말하기 전에 녀석에게 사람보다 더한 짙은 정을 느낀다.
말을 못해서 그렇지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정을 녀석에게서 느낀다.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한다.
그래도 좋다.
나는 이 녀석을 자랑하고 구불출이 되어도 아무렇지도 않다.

 

적어도 이 녀석은 우리부부의 대화를 거의 80%는 알아듣는다.
-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야.
새비는 어느 새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다.
정말 비가 오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바로 인간이다.
하긴 10여년을 인간과 같이 생활했으니 귀가 자연스럽게 터질 수밖에는 없다.
그래서 더욱 정이가면서 한편으론 녀석이 강아지로 태어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제 그런 녀석이 점점 우리와 같이 늙어간다.
노인(?)네 세 명이 함께 동거하는 우리 집이다.

 

 

추천합니다

 

 


송도순(성우, 방송인)
나도 시어머니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엊그제 며느리였었는데 말이에요.
지나간 과거사 되풀이 않는 게 요즘 대우받는 시어머니라면서요?
며느리 잡아놓고 “나 옛날에는...”하는 꼰대 시어머니는 질색입니다.
간섭하지 말고 그냥 풀어놔두세요. 요즘 며느리들은 지가 다 알아서 합니다.
강춘님 책 엉클어진 고부 속 다 풀어냈습니다.

 

책 구경하기

                                      http://blog.daum.net/kangchooon/113

 

                        중국어 번역판으로도 출간 됩니다.

이벤트2.jpg

    *송금하신 박현규, 이상규님 이메일 주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림 원본구경하기 http://blog.joinsmsn.com/kic2806/1190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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