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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우리아이 성적 100점은 부모의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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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지 '뿌리깊은나무'의 별책부록

 

우리아이 성적 100점은 부모의 욕심이다 

 

 

 

아래의 글은 1979년 4월. 당시 '뿌리깊은나무' 잡지에 실린 글이다.
햇수로 보면 32년 전 글이다.
당시 나는 모 신문사의 미술기자로 있었을 때였다.

잡지사로부터 원고청탁을 받은 타이틀은 '우리 집 아이 교육'이었다.

글은 아내에게 쓰는 편지형식으로 모양을 갖추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고 작은아이 딸은 유치원생이었다.

30여 년 전의 우리부부가 생각하고 있는 교육관이

요즘 부모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 지가 궁금하기도 해서 이 자리에 펼쳐보기로 했다.

 

 

 

훈이 엄마!

세월이 정말 빠르지요? 우리 훈이가 엊그제 엄마 손잡고 학교엘 들어간 것 같았는데 어느 새 2학년이 되었군요.

그리고 보니 이젠 퍽이나 의젓해진 것도 같고, 동생 유정이 에게도 오빠 노릇도 곧잘 하는 것 같지요?

자기가 아끼며 가지고 놀던 장난감도 동생에게 많이 빌려주기도 하고 그렇게 하면 못 쓴다고 타일러주기도 하는 걸 보면

오빠로써의 행동 하나하나가 자꾸 철이 들어간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특하게 생각합니다.

 

훈이 엄마!

며칠 전에 훈이의 1학년 성적표를 보고 우리가 웃은 적이 있지요.

체육과 음악, 두 과목만 <우>이고 나머지 과목은  전부 <수>라고 적혀 있었어요. 난 성적표를 보는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설마, 설마 했었는데 그렇게 좋은 성적을 받아오리라고는 전연 생각하지 못했지요.

아빠로서는 가슴 뭉클했고 또 한편으론 가슴 뿌듯했다오.
그러나 다만 <수>를 많이 받아왔기 때문만은 아니라오.
이 모든 게 훈이 엄마가 일 년 동안 훈이와 함께 공부했던 보람의 결과에 고마웠던 것이었습니다.

수고가 많았어요.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나는 회사에 나가서도 이따금씩 훈이 엄마가 하던 말을 잊어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 1학년 훈이 공부 가르치려면, 나 자신도 1학년이 되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요. 그 말이 맞습니다. 바로 눈높이 교육이라는 것이지요.

가르치는 사람이 밑을 내려다보며 가르치면 밑에 있는 아이들은 당연히 이해하기가 어렵지요.
차라리 훈이 친구가 되어 같이 한 문제 한 문제 풀어나가는 것이 더 수월하게 이해가 빨랐다는 말에

전적으로 수긍이 갔습니다. 그래서 좋은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훈이엄마!

훈이가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한글로 겨우 자기이름 석자 쓰기와 숫자는 100까지 셀 수 있는 정도였지요.

어떻게 보면 너무 모르고 학교엘 보낸다고 속으로 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그러나 그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한글을 모두 깨우치고, 심지어 동화책까지 줄줄 읽어 내려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지요.
물론 그런 아이들은 스스로 똑똑한 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닦달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답니다.

 

우리는 다른 부모와는 다르게 교육시키자고 했었습니다.
- 점수에 집착하는 부모가 되지 말자

- 한두 점수 가지고 애태우지 말자. 100점이란 오히려 부담스러운 것이다

 

우리가 좀 유별났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 뒤부터는 우리는 그냥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훈이를 철없이 뛰어 놀게 했습니다.

래서 공부에 대한 압박감에서 해방시켜주었습니다.

억지로 공부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주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강제로 시킨다고 해서 훈이가 따라올 리도 없었지요?

스스로 자기 자신이 하고 싶어 질 때까지 기다렸잖습니까.

 

훈이도 이제 2학년으로 올라가니까 비로소 1학년 때 배운 한글을 응용해서 책에 대해서 조금씩 재미를 붙였잖아요.

TV에 나오는 자막도 하나씩 따라 읽는 걸 보며 우리는 훈이 뒤에서 몰래 서로 눈짓하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훈이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부르는 받아쓰기 열 문제 중에서 두 문제가 틀렸으면 그것만으로도 잘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나머지 여덟 문제를 틀리지 않았다는 게 그게 어딥니까?

아마도, 다음번엔 지금보다 훨씬 잘할 거라는 믿음이 갔습니다.

지금에야 말합니다만 사실 훈이처럼 철없는 아이는 드물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의 모습이다. 뒤에있는 여자이이가 동생 정이다.

 


 

우리는 가끔 훈이 말을 하다가도 절로 웃음이 나왔지요.학교엘 다녀오면 책가방은 밀어두고

우선 자동차 장난감에 달라붙는 걸 보면 얼마나 놀기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심지어 훈이가 자기 담임선생님께 그랬다지요.

- 선생님, 자동차 장남감과 노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아세요?
그래서 선생님이 놀랬다고 했잖아요.

 1학년 때에는 국어책에 나오는 구슬 이야기(원하면 무엇이든지 얻을 수 있다는 내용)를 배우면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장래의 꿈에 대해서 물었다지요?

아이들은 저마다 이렇게 말했다고 했습니다.

- 판사가 되게 해 주세요

- 공부를 잘하게 해 주세요

- 의사선생님 되게 해 주세요
그런데 훈이는 엉뚱하게도 이렇게 말했다면서요?

- 자동차 장난감을 더 많이 갖게 해 주세요
우리는 한참을 웃었지요. 공부는 제쳐두고 철없이 장난감에만 매달리는 훈이가 더 사랑스럽고 귀여웠습니다.
천진난만했고 그리고 순진한 아이였습니다.

 

훈이엄마!

멀지 않아 훈이도 여느 아이들과 같이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겁니다. 학과성적에 조급함을 보이지 맙시다.
언젠가는 따라붙을 날이 올 겁니다. 지금처럼 정직하고, 착하게, 건강하고, 그리고 비뚤어지지 않게
우리의 꽃이 커가는 과정을 게을리 하지 말고 지켜봅시다. 동생 정이도 오빠 따라서 잘 하잖아요.
고생 많았습니다.

 

 

<덧>

                             우측에서 세번째가 큰아이다. 호주'모나쉬'대학 서울동창회


큰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완전히 한글을 깨우쳤습니다.
부모 마음으로썬 속으로 조바심이 났지만 인내하며 참았습니다.
지금의 현실교육과 비교한다면 있을 수 없는 모습들이었지요.
그 뒤 큰아이는 대학공부를 미국, 호주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쳤습니다.
현재 모 디자인회사에서 팀장으로 있으면서 몇 군데 대학에 시간강사로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결혼해서 자기 어렸을 때와 똑 같은 남자아이 하나를 낳아
열과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키웠을 때와는 교육방법이 많이 다르게 키우고 있습니다.
교육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 방법이 옳은 것인지....

 

 

추천합니다

 

 


송도순(성우, 방송인)
나도 시어머니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엊그제 며느리였었는데 말이에요.
지나간 과거사 되풀이 않는 게 요즘 대우받는 시어머니라면서요?
며느리 잡아놓고 “나 옛날에는...”하는 꼰대 시어머니는 질색입니다.
간섭하지 말고 그냥 풀어놔두세요. 요즘 며느리들은 지가 다 알아서 합니다.
강춘님 책 엉클어진 고부 속 다 풀어냈습니다.

 

책 구경하기

                                      http://blog.daum.net/kangchooon/113  

                        중국어 번역판으로도 출간 됩니다.

이벤트2.jpg

    *송금하신 박현규, 이상규님 이메일 주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림 원본구경하기 http://blog.joinsmsn.com/kic2806/1190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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