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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새벽 귀신들이다.
이 귀신은 별나게 새벽잠들이 없다.
매일 새벽 4시가 되면 현관문 밖에서 철퍼덕하고
신문뭉치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랄 것도 없이 귀신 부부는 서로 미루지 않고
냉큼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신문을 가져다 식탁 위에 펼쳐놓는다.
아내 귀신은 00 일보, 나 귀신은 00 일보를 펼쳐 든다.
그리고는 입을 꾹 다문 채 한 시간 내내 말없이 정독을 하고 나서는
서로 신문을 바꿔 안방과 거실의 화장실로 각자 직행한다.
이 짓을 시작한 지는 거의 40여 년이 훌쩍 넘었다.
전라도 말로 정말 ‘징하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 세월이다.
참 별난 부부 귀신들이다.
오늘도 이 귀신들은
신문을 읽고 난 독후감으로 서로 다투기 시작했다.
“새 정치 하겠다는 위인들이 시작부터 하는 꼴이란…쯧”
“뻔할 뻔자아니야?”
“조그만 나라에서 국회의원 수가 3백 명이 말이 돼?”
자! 귀신들아!
벌써 먼동이 텄다.
이제 그만 다투고 빨리 아침밥 준비들이나 하시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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