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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바람소리

10년전 인도 배낭여행 여학생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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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인도 배낭여행 여학생을 찾습니다

 

 

 

인도 바라나시 기차역.
델리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도 델리까지는 12시간 이상 기차를 타야했다.
물론 기차에서 1박을 하는 거다.
인도의 기차는 정말 6.25때의 피난 열차같다.
하지만 침대가 있었다. 2층침대.
난생 처음 겪는 추억의 밤 기차.

갑자기 많은 인파속을 뚫고 나타난 동양여자가 우리를 보고 반갑게 달려왔다. 
"저~ 한국인이시죠?"
"그런데요" 
"이 배낭 좀 잠깐 맡아주시겠어요? 화장실 좀...."
"아~! 배낭여행이군요. 혼자서?"
"녜~"

여학생은 미쳐 대답도 못하고 이내 우리곁을 떠나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 이 큰 배낭을 들고 좁은 화장실안으론 안되겠지...
그렇다고 화장실 문앞에다 두면 배낭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 질 거다.
여자들은 정말 화장실 갈 때 배낭이 고민되겠다.

한참을 있다가 학생은 밝게 웃으며 나타났다.
"고맙습니다. 델리로 가세요?"
"그래요. 용하네요. 여학생 혼자서 배낭여행이라니...무섭지 않아요?" 
"괜찮아요. 벌써 한달이나 됐는데요" 

여학생은 씩 웃었다. 컷을 친 머리가 꼭 남자 같다.
한달이나 되었으면 벌써 인도인이 다 됐겠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에 때꾹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햇볕에 그을려 까마잡잡하게 된 얼굴이 정말 인도인처럼 닮아 보인다. ㅎㅎ

나는 순간 부러웠다. 
내 대학시절엔 도대체 무엇을 했나?
왜 이런 낭만 있는 배낭여행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참~ 그땐 하숙비 마련하느라 정신없었지..
그리고 어쩌다 푼돈 생기면 물감사느라 끼니도 굶었잖아...
교과서? 그거 살 돈이 어딨어. 친구 책 빌려 노트에 옮겨적느라 끙끙 앓았지...
참 격세지감이다.


 

2001년 2월의이야기다.

사진 정리를 하다보니 이 여학생 사진이 나왔다.
참. 이 여학생 지금 내 글보고 연락하면
사진이라도 전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추천은 당신의 아름다운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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