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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2

시월드속의 나, 외로운 이방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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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다.

남편은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음식 속에서

시댁식구들과 함께 어울려 화기애애한 정담을 쏟아내고 있다.

모두 다 행복한 모습들이다.

그런데 나는 왜,

외딴 섬에 홀로 있는 이방인처럼 외롭다는 느낌이 들까?

괜히 마음이 서글퍼진다.

멀리 친정식구들은 이제나저제나 못난 딸 오기만 기다리고 있을 텐데…”

 

 

외로우신 며느님!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할 것 같습니다.

당신의 남편 역시 활짝 웃는 얼굴로 

동서들과 막걸리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도

힐끔힐끔 며느님을 훔쳐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남편의 속마음은

지금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르긴 해도 이 불편한(?)현실을 빨리 벗어나

당신을 들쳐 업고 처가로 달려가고픈 심정이

콩 튀듯 팥 튀듯 할 겁니다.

 

 

외로우신 며느님!

이제 외딴섬에 홀로 있어 외롭다는 그 마음 버리면 안 되겠습니까?

한마디 더 덧붙여 말한다면

기왕지사 밤새워가며 애써 만든 음식이니 함께 먹으면서

잠시나마 시월드에 어울려 활짝 웃는 모습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을 순 없겠습니까?

 

 

어찌 보면 현재의 명절 풍습은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만의 고질적인 전통적 가부장제도가

스며들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성 쪽에서 볼 때는 그러한 점들이 눈에 가시처럼 콕콕 찔러와 아플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며느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제 시대의 흐름은 자연의 순리대로 

모순된 풍습들을 하나, 둘씩 허물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며느님!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가며 조금 기다려 보자고요.

틀림없이 좋은 날이 돌아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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