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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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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귀신들 아내와 나는 새벽 귀신들이다. 이 귀신들은 별나게도 새벽잠이 없다. 매일 새벽 4시가 되면 현관문 밖에서 '철퍼덕'하고 신문뭉치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랄 것도 없이 귀신 부부는 서로 미루지 않고 냉큼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신문을 가져다 식탁 위에 펼쳐놓는다. 아내 귀신은 00 일보, 나 귀신은 00 일보를 펼쳐 든다. 그리고는 입을 꾹 다문 채 한 시간 내내 말없이 정독을 한다. 이 짓을 시작한 지는 거의 40여 년이 훌쩍 넘었다. 전라도 말로 정말 ‘징하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 세월이었다. 참으로 별난 부부 귀신들이다. 오늘 새벽도 이 귀신들은 신문을 읽고 난 독후감으로 서로 다투기 시작한다. “정치하겠다는 여, 야 위인들이 하는 꼴이란…쯧쯧” “조그만 나라에서 국회의원 수가 3백 명이래. ..
새벽 5시의 풍경 새벽 5시다. 현관문을 열면 정확히 신문 두장이 떨어져 있다. 아내와 나는 곧장 거실 식탁에 앉아 두 신문을 하나씩 나눠 읽는다. 식탁 끝에 놓여있는 TV 모니터에선 윤석열, 이재명 어쩌고저쩌고 한창 시끄럽다. 그러나 아무리 시끄러워도 우리집 새벽 귀신, 둘은 모른 체하며 오직 신문에만 열독하고 있다. 이 꼭두 새벽에... 참으로 희안한 부부다.
밤귀신 걷기운동. 새벽귀신인 나. 오늘은 밤귀신이 되어보았다. 역시 밤보다는 이른 새벽에 걷는 게 체질에 맞는 것 같다.
그림자녀석 새벽 5시 반이다. 늘 거닐던 산책코스에 접어들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따라붙는 녀석이 있다. "혼자 걸으면 심심하잖아. 내가 동무해줄게" 그림자! 이 녀석은 참 끈질기다. 좋아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녀석.
새벽귀신 애플 아이맥 컴퓨터를 산지도 어언 7,8년 되는 것 같다. 이제 이 녀석도 나와 같이 늙어가는 것일까? 완전한 부팅 시간이 5분가량 된다. 성질 급한 나는 그 5분을 기다리지 못해 새벽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컴퓨터 부팅부터 해놓고 배달된 신문들고 화장실로 직행한다. 신문 요리조리 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