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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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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불타고 있다 되돌아본 삶 - 가을이 불타고 있다 - 2007년 10월. 16년 전의 월간지 '가족이야기' 표지 일러스트다. 어느새 가을이 절정인가? 높고 낮은 산들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활활 불타고 있다. 내 자신이 이렇게 아름다운 강산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평소에는 미쳐 생각하지도 못하고 지낸 것이 후회스럽다. 될 수 있는 한 휴일에는 온 가족과 함께 부지런히 산행을 해야겠다. 맑은 심신은 물론 건강까지 자연스레 온몸으로 타고 오른다.
가을이 떠난다 가을바람 소슬하니 하는 수 없이 너도 옷을 갈아입는구나. 낙엽아!
가을을 만끽하자 "어휴~ 8학년이랍니다!" - 가을을 만끽하자 - 또 하나의 가을이 내 발밑에 우수수 떨어진다. 이제 나에게 남은 가을은 몇 개나 될까? 하나? 둘? 셋? "인마! 8학년! 뭘 그따위 걸 생각하니? 그냥 이 가을을 만끽하며 즐기는 거야" 빨간 단풍 하나가 야유를 내뱉고 유유히 도망간다.
가을 타는 아빠 ♬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해요. 차라리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 아빠가 즐겨 부르는 노래라서 나도 가사는 조금 알아요. 아빠는 이따금 거실 창의 커튼을 활짝 열어젖히고 낙엽 떨어지는 가을 하늘을 보면서 이 노래를 부르거든요. 오늘 우리 가족 모두 호수공원에 낙엽 구경을 왔었는데 갑자기 아빠가 없어진 거예요. 엄마랑 같이 한참을 찾아보다가 하늘 저만치서 낙엽을 타고 노래를 부르는 아빠를 발견했어요. "아빠가 가을 타나보다" 엄마가 쓸쓸한 표정을 지었어요. “엄마~! 아빠가 위험해. 낙엽위에서 떨어질 것 같아” 나는 정말 걱정이 되었습니다.
가을이 또 왔다. 정녕 가을은 또 왔나 보다. 새벽 운동을 마치고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다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을 본다. "얘들아! 안녕! 1년 만에 다시 보는구나" 나는 잠시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는 살며시 헤아려본다. 앞으로 몇 번이나 얘네들을 볼 수 있을까?
가을 타는 아빠 ♬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해요 차라리 차라리 햐얀 겨울에 떠나요~ ♬ 아빠가 즐겨 부르는 노래라서 나도 가사는 조금 알아요. 아빠는 요즘도 가끔 거실 창의 커튼을 활짝 열어 젖히고 창밖에 낙엽 떨어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이 노래를 가만히 부르거든요. 아빠 노래를 옆에서 살짝 듣다 보면 괜히 나도 쓸쓸해지고 슬퍼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일요일. 나는 엄마, 아빠와 같이 동네 가까이 있는 호수 공원에 낙엽 구경을 갔습니다. "어머~ 세상에!" 온통 노란색으로만 칠해진 세상이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엄마, 아빠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깍지야! 우리 식구 모두 갑자기 노란 세상에 들어온 것 같지?" "와~! 정말 그래요" 나는 너무 놀랐습니다. 아빠 엄마..
상주의 남장사 어느 사이 가을이 슬며시 찾아왔다. 내 생애에 있어서 몇 번째 찾아온 가을인가? 여든한 번째? 쏜살같은 세월이다. 그냥 웃어버리자. 어느 친구가 보내온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쩜 내가 2010년에 그린 경북 상주의 南長寺와 흡사한 풍경의 구도이다. 반가웠다.
정녕 떠날 거니? 그래, 얌마!. 정녕 무정하게 떠날 거니? 이 숱한 너의 잔해들은 어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