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삶

사랑스런 내 꼬마 연필들

728x90

 

 

내 사랑스런 꼬마 연필들

 

그게 언제인가부터인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나는 내가 즐겨 쓰는 꼬마 연필(4B)을
한번 내 블로그에다 소개하고 싶어졌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기예 오늘 소개한다.
귀여운 것들...ㅋ

가까운 사람들은 나보고 성격이 좀 별나다고 한다.
특히 아내가 틈만 나면 그렇게 얘기한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기는 하다.

조그맣고, 앙증스러운 물건들에 대한 과민성반응이다.
그런 것들을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싫어했다.
옷핀, 새끼손가락만한 인형들, 귀고리, 반지, 단추, 조그만 핸드폰걸이, 동전 등
하여튼 조그맣게 생긴 것들은 모두 질색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남들은 앙증스럽고 귀엽지 않느냐고 핀찬을 주지만
나는 어쨌든 싫다. 징그러울 정도다.
누가 옷핀 같은 걸 입술에 빨고 있으면 '으악'소리치면서 돌아선다.

그러나 한 가지 예외는 있다.
쓰다가 남은 꼬마 연필이다.
그것들은 조그마한 것 일수록 귀엽다.
아니 사랑스럽다.
심지어는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가 되면
두 놈을 거꾸로 붙여 스카치 테잎으로 둘둘 말아 쓸 정도로 아끼기도 한다.. 

 

 

 

이놈들은 징그럽지도 않고 소름이 끼치지도 않는다.
조그만 것이면 무조건 알레르기 반응인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신기할 정도다.

아내는 가끔 농으로 그런다. 
"그런 성격에 어떻게 조그만 여편네와는 같이 살지?" 
"자긴 작지 않아, 작은 여자라면 결혼하지도 않았지"
그렇다. 여자도 작으면 닭살이 돋을 것이다.
작은 여자가 조그만 손으로 조몰락조몰락 요리를 하고 반찬을 한다면
아마 난 소름이 끼쳐 먹지 않았을 것이다.

참으로 별난 내 성격이다.
그렇다고 내 몸이 큰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쨌든 나는 내 앙증스런 내 꼬마 연필들을 사랑한다.
 
           

<2008.1>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