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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마누라는 할미공주
오늘 저녁밥상에서 흘낏 쳐다본 마누라의 얼굴에선
여기저기 굵고 가는 주름살들이
내 동공이 좁다 할 만큼 커다랗게 클로즈업되어 왔다.
“왜 빤히 내 얼굴을 쳐다봐? 나, 늙었다고?”
“내가 쳐다보긴~ 뭘...”
나는 이내 꼬리를 내렸지만 가슴은 콩닥 뛰었다.
“그러기에 나이 한 살씩 더 먹기 전에 성형한다고 했었잖아.
난 몰라 몰라잉~!”
이 여자, 칠순이 훨씬 넘은 할미 맞아?
시쳇말로 떠돌아다니는 ‘할미 공주! 할미 공주’ 하더니
바로 내 마누라가 이렇게도 철없는 ‘할미 공주’ 일 줄이야.
나는 밥숟갈을 가만히 내려놓은 후 거실 창문을 열고 베란다에 나가
꽉 막혔던 한숨을 토해냈다.
여자가 한번 정한 버킷리스트는
세월을 먹는 나이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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