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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 늙음에 서러워하지 말자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작가>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 좋고
하고 싶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박완서 작가>
생전에 두 작가는 이렇게 늙음에 초연했다.
그러면서 온몸으로 늙음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나는 어떠한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제라도 철이 들었으면 두 작가의 ‘따라쟁이’가 되자.
여든 세해를 넘어선 나.
내 늙음에 서러워 말자.
지금의 이 많은 나이까지 살아온 게 그게 어딘가.
더 이상 일에 대한 욕심도 버리자.
아동 그림책 100여 권, 내 이름의 그림에세이 7권 등등.
오늘까지 이만큼 했으면 내 어설픈 역량으론 할 만큼은 다했다.
그리고 혹여,
남아있는 삶이 거칠게 다가오더라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자.
더는 삶에 버둥거리지 말자.
이만큼 살아온 것도 얼마나 감지덕지한가?
내일 아침부터라도 아침에 눈 뜨면
지금까지의 무탈함에 감사의 인사말을 꼭 하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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