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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걸작선

치약 도둑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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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에요? 치약을 앞쪽부터 꾹꾹 눌러 짜서 쓰는 사람이?”
“뭐, 뭔 소리야?”
“그럼, 깍지 네가 그랬구나?”
“나는 아니에요, 엄마.”

깍지는 억울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입니다.
깍지는 주방에 있는 엄마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엄마! 잡았어요! 치약 앞쪽에서 꾹꾹 눌러 짜는 범인! 바로 아빠예요.”

히히히.
깜찍스럽게도... 깍지 요것아!
주댕이가 허벌나게 양글은게 꼭 즈검마 어렸을적 빼어 닮았구먼 그려.
시방 느그 외할미는 니 땜시롱 웃음보가 터져 죽겄다. 히히히.
그려, 그려! 아빠범인 잡은 거 참말로 자알혔다.
아빠가 백번 잘못한 거시구만.
원래 치약은 뒤쪽에서부터 자근자근 눌러짜서 써야
뒤에 쓰는 사람도 편한거시고 글고 보기에도 좋은 거시여.
그동안 느검마가 깍지 니한테만 야단 쳤는가 보네.
긍께, 을마나 억울혔으면 니가 범인을 잡은 거시여.

쯧쯧쯧!
느그 아빠가 엉큼하게도 자기는 안혔다고 능청을 떨었구만 그려.
인자 아빠도 딸내미헌티 들켰응게 남사시러워서두 이젠 안할 거시여.
깍지 니가 아빠를 한 번만 용서혀라.
아이구 여시같은 거. 이쁜 거. ㅋㅋㅋ

-깍지외할미-

 

<중앙일보 연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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