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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에
나이 칠십하고도 절반의 세월을 껑충 뛰어넘은 이 여자.
바로 내 '여보'다.
어느 날부터인가 '여보'는
자신의 신분이 <을>에서 <갑>으로 뛰어올랐다고
말끝마다 꼬장꼬장한 폼을 잡으며 으스대는 여자다.
그러고는 말끝마다 지나간 '을'의 억울한 세월을 보냈다고
남편인 나에게 도깨비 눈을 만들어 사납게 흘기는 여자다.
사실은 우리 부부 사이에
<갑>과 <을>은 애초부터 없었는데도
'여보'는 막무가내로 있었다고 박박 우기고 있다.
이제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세월.
한숨으로 꽁꽁 엉켜있어
그저 눈앞이 아득하고 캄캄할 뿐이다.
에고~!
이 녀석을 어찌할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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