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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일산서구에는 참 다행스럽게도 5일장이 있다.
3, 8일이다.
어쩐지 이날만 되면 아내나 나나
"오늘 오일장 서는 날이네"
먼저 아는 체한다.
뭐, 딱히 살 것도 없으면서도 괜히 궁금한 모양이다.
오늘은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
"왜, 순댓국 생각나?"
ㅋㅋㅋ...
마누라가 아니라 귀신이다.
"가자고요!"
'먼저 가지고요' 하는 사람이 물주다.
우리 부부는 칼같이 서로 따로따로 계산한다.
다달이 나오는 국민연금에 내 용돈은 내가 즉시 챙기고 나머지는 마누라에게 직송하니까
계산은 확실하게 한다.
무섭다고요?
에고~!
쥐꼬리만 한 연금, 그게 얼마나 된다고...
오늘은 세밑이지만 다른 것은 다음 장에 사기로 하고
오늘은 오직 순댓국만 먹기로 했다.
거의 30여 분을 줄 서서 기다려서 입장했다.
"순댓국 둘, 쐬주 한 병, 잔 하나!"
마누라가 쐬주라는 소리에 눈을 흘기지만
어쩌랴, 순댓국에 쐬주 한잔 없으면 그게 무슨 낙일까?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
얼마 남지 않은 생이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즐겁게 살자!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소주 반병을 물컵에 따랐다.
조그마한 소주잔으로 한잔, 한잔은 간지러우니까.
ㅋㅋㅋ
*순대국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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