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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다섯살 어린소녀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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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산글 / 강인춘 그림

세이의 크레파스 원화

1996년작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내 그림을 즐겨 올리는 '인스타그램'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며칠 전 인스타 의 내 계정을 열었는데

21세의 어느 여성이 댓글을 달았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들은 일정 연령을 지날 때마다

나보다 어린 사촌동생들에게, 이웃집 아이들에게로 넘겨졌다.

하지만 8살의 나는 그 중에 너무나 소중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보고 싶은 책을 따로 빼놓았다.

딱 2권이 내 책장에 꽂혀있는데, <엄마 없는 나라>와 <세이의 크레파스>이다.

세이의 크레파스는 사실 어렸을 때 글을 좋아하지 않는 천성 덕에 책의 내용보다는 그림에 반했었다.

크레파스의 색깔별로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동화책의 그림을 보면 글보다도 더 생생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아했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아도 강인춘 선생님의 그림은 정말 개성 넘쳤다.

이후로도 중학생 때 서점에서 비슷한 그림체가 담긴 책을 보았는데

그때도 '그때 그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살 때의 나와 8살 때의 나, 16살 때의 나, 그리고 지금 21살의 내가

모두 그렇게 선생님을 성함보다도 그림으로 절실히 선생님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우연히 선생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발견해 너무 반갑고 감사하는 마음에 글을 썼다.



나의 댓글


세상에?! 이 새벽에 정신이 활짝 들었습니다.

 5살 때 보았던 세이의 크레파스 그림책을 지금까지 보관하고 그린사람을 기억하고 있다니!

도대체 이런 일도 있네요. 너무 반가워요.

인스타 문을 연지 인제 한 달 조금 넘었나?

세이의 크레파스 원화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어요. 책도 있나? 찾아봐야겠네요.

우연치고 너무 신기합니다, 지금은 내 나이 7땡. 할아버지지요.

딸아이한테 자랑해야겠어요.ㅎㅎㅎ 고마워요.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군요. 아~! 멋진 하루가 될 것 같아요.



글쓴이의 댓글


헉 선생님께서 읽어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저야말로 정말 감사했어요...

어렸을 때 선생님의 그림이 너무 알록달록하고 무슨 색으로 그려도 상관없이

그림 한 장 한 장에서 따뜻한 기분이 나서 그게 좋았어요!

그래서 매번 책을 펴봤는데 그게 16년이 지나서야 선생님을 알아 뵐 기회가 생겼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세이의 크레파스 원화를 보관하고 계신다니!

원화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선생님 글을 읽고 처음 깨달았답니다...!??

늘 선생님의 그림체만 보아오기만하고 누구실까 생각만 해왔는데

책표지에 적힌 성함을 검색해보면 된다는 걸 바보같이 선생님의 인스타그램을 보고나서 깨달았답니다!

헤헷 저는 아직도 선생님께서 제 글에 답을 해주셨다는 게 꿈만 같아요...

그 때 동화책을 그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예쁜 마음을 품고 자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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