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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울집 '시츄'녀석 자랑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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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비, 이 녀석아!

내 비록 너 때문에 (2)번 자리 물려주고

(3)번으로 밀려났지만 유감은 없다.

왜냐면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쁘니까.

지금 너도 잘 알다시피 우리 집 귀염둥이는 너 밖에 없잖아.

그리고 가끔 네 엄마랑 싸울 때

너로 해서 긴 침묵이 오래가지 않고 금방 깨지니까 말이다.

고맙기도 한 녀석.

 

 

사람들은 ‘시츄 ’너를 보고 좀 맹하다고 말한다.

참 웃기는 친구들이다.

너만큼 똑똑하고 잘생긴 녀석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우리 내외는 똑똑한 네 행동에 기가 막혀 깜짝깜짝 놀라는 적이 한두 번이 아니였잖아.

나, ‘시츄바보’라고 놀려도 좋다.

오늘은 작정하고 네 자랑질하는 거다.

 

 

 

 

 

별로 크진 않지만 우리 아파트단지 외진 곳 어느 곳에

널 데려다 놓아도 넌 귀신처럼 우리 동 현관 앞에 와 있잖아.

기가 막혀!

똑같이 생긴 현관들이 수십 개인데 어쩜 그리도 잘 찾아오니?

 

 

엘리베이터의 안내방송도 넌 알아듣잖아.

그 많은 층에 섰다 올라가는데도 넌 내리지 않고

“11층입니다” 소리에 앞장서서 내리는 너.

너 때문에 내가 미쳐!

 

 

 

 

 

“예주(손녀)가 온다고 전화 왔어”

네 엄마랑 나랑 식탁에서 아주 살짝 소곤거리듯 얘기 했는데도

넌 귀신같이 알아듣고 벌써 현관 쪽에 귀를 쫑긋 세우다가 이내 달려가

무작정 엎드려 기다리잖아.

 

 

어디 그것뿐이니?

수십 명이나 되는 친척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잊어버리지도 않고

현관문 열고 들어올 때마다 달려가 꼬리를 흔들고

난리블루스를 추는 널 어찌 귀엽다고 하지 않겠니?

도대체 넌 사람들의 말을 몇 백마디, 아니 몇 천마디를 알아듣는 거니?

 

 

 

 

 

어쩌다 가끔 강남에 사시는

왕이모 집에 거의 한 시간에 걸쳐 차를 타고가도

어느새 너는 강남 왕이모 집인 줄 알고 차 뒷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리지.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곳 아파트위치도 귀신같이 알아차리잖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넌 동물이 아니고 인간 인가봐.

 

 

 

 

짜샤!

너도 벌써 14살이구나.

세월 빠르다더니 어느새 인간 나이로 70이 넘었네.

왜 금방 커가지고 우리를 슬프게 하니?

 

 

솔직히 요즘 내외는 네 걱정뿐이다.

얼마 전에 척추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도 했잖아.

새비야!

우리 서로 아프지 말고 잘 지내자.

 

 

 

 

 

네 얘기 하려면 끝도 없을 것 같다.

오늘은 그만하자.

사람들이 흉보잖아.

웃기는 짜식이라고.

그래도 좋다.

너때문에 욕먹는 것은 백번도 다 괜찮아.

ㅋㅋㅋ

 

 

 

 

너도 안녕 해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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