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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마치가 울렸다.
나는 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전날 저녁 딸과 걷는 연습을 했었지만 다 허사였다.
딸도 나도 웨딩마치도 모두 한꺼번에 엉기기 시작했다.
사위 녀석이 몇 걸음 더 앞으로 나와 내손에서 딸의 손을 냉큼 끌어 빼앗아갔다.
딸과 마지막 포옹을 해야 했었는데…
그리고 몇 마디 말이라도 해야 했었는데…
결국 모두 다 놓치고 말았다.
뒤돌아서서 내 자리로 가 앉았다.
그리고는 바로 딸을 쳐다보았다.
딸의 모습이 얼룩져 보였다.
왜지?
그리고 보니 내 눈에 눈물이 엉켜 있잖아?
우는 사람이 바보처럼 보인다고 나는 울지 않는다고 입술까지 깨물었는데
이것마저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딸아! 설마 우리 이렇게 영영 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딸을 사위에게 건네주기 전
한국의 아빠들만 우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외국인 아빠들도 모두 울고 있었다.
오늘까지 어떻게 키운 딸자식인데 웃으며 보낼 수는 없었나보다.
너나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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