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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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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개비로 그린 그림 성냥개비 하나를 들었다. 그리고는 유황이 있는 머리 말고 그 반대 끄트머리로 먹물을 적당히 찍었다. 이윽고 켄트지에 소녀의 얼굴을 쓱쓱 그린다. 성냥개비의 모서리로는 가늘게, 비틀어서 넙적한 곳은 굵게. 다 그렸으면 파스텔로 채색을 해서 마무리를 한다. 뭐, 꼭 붓과 연필을 쥘 필요가 있을까? 아무 도구라도 들고 내 마음을 표현하면 되는 거다.
'왕건' 묘사 2002년도쯤인가 보다. 모 어린이 교육잡지에 연재되었던 일러스트였다. 임금님이 나오는 옛날이야기라 처음엔 화선지에 붓으로 그리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은 너무 진부했다. 좀 더 현대적인 터치는 안 될까 하고 몇 시간 고민하다가 새로운 기법으로 시도를 했다. 우선 켄트지를 선택했다.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먹선을 입혔다. 완전히 먹이 마른 다음 스프레이로 물을 뿌렸다. 색깔이 번지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이다. 그러기 위해선 붓을 빨리 움직여 종이 위에 칠해야 한다. 물이 마르면 번지는 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을 뿌렸어도 금방 색감을 넣으면 번지질 않는다. 어느 정도 종이에 물이 먹혀들어갈 즈음까지 세심하게 잘 살펴야 한다. 이 모든 작업을 하기 위해선 사전에 머릿속으로 기획을 잘 짜야한..
나의 캐릭터들에게 어느 날부터 소리 소문 없이 내 테이블위의 켄트지위에 살짝 나타나 각양각색의 포오즈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대고 있는 조금은 낯설은 캐릭터들! 그러지 않아도 요즘 침울한 분위기에 기분 저조해있었는데 이 친구들의 어리광에 쏙 빠져서 헤어 나올 줄을 모르고 있다. 이제 한동안은 ..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을 시작합니다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을 시작합니다 ♥ 평온했던 가슴이 갑자기 불이 붙은 것처럼 화끈 거렸습니다. 창문을 열었습니다. 한 폭의 시원한 바람이 세차게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그래도 내 몸의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더불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이..
A3사이즈에 3일 동안 지겹게 파고든 일러스트 A3사이즈에 3일 동안 지겹게 파고든 일러스트 <나의 일러스트 뒷이야기> 가로 35cm, 세로 28cm의 하얀 켄트지다 복사지 A3 정도의 조그만 크기다. 난 이 켄트지에 펜으로 먹물을 찍어 여백을 메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내가 즐겨 그리는 각종 그림소재를 한곳으로 모아 놓는 작업이다. 하루가 지났다. 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