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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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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에게 있어서 아부형 남편이다 "당신은 나 없이 하루도 못 살잖아! 내 말이 맞지?" 아내는 킥킥 웃었다. "천만에! 왜 못 살아. 얼마든지 살 수 있지" 아내의 물음에 나는 즉시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차마 폼 잡는 아내에게 이렇게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었다. 아내는 어느 면에선 아주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면 금세 낯빛이 변해 몇 시간이고 우울증 걸린 사람처럼 한숨을 들이쉬고 내 리쉬 곤 했었다. 어쨌든 나는 그런 이유로 해서 이번에도 아내의 갑짝스러운 물음에 어쩔 수 없이 자존심을 죽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꼭꼭 숨어있던 내 가슴속 양심이란 녀석이 비열하다고 꼬챙이로 내 속살을 아프게 꼭꼭 찔러대기 시작했다. "짜샤! 또 지질하게 웃고만 있을 거니? 그렇게 아..
부부싸움은 토닥토닥 그리고 잔잔하게! 써글년! 또 남편을 잡능구먼. 니 승깔이 보통이여? 김서방이 참말 참허고 용허다. 밥먹자마자 밥그럭, 국끄럭 냉큼 들고 정지서 기영 잘해주지, 글고 냄새나는 음석찌갱이 잘 버려주지, 그뿐이여? 외국으로 출장 다녀올 띤 그 머시여, 명품인가 지랄인가 허는 비싼 가방 사다주지, 굉일이면 마누래, 새끼델꼬 맛집 찾아 외식도 잘허지... 시방 저런 남자 있능가 눈씻고 잘 찾아봐, 지집아야! 니 서방 니가 함부로 허믄 굴러들어 온 복을 차는 거여. 신문 방송에서 맨날 허는 뉴스도 안보냐? 부부간에 쌈박질하다 승질 몬이겨 꺼떡허면 갈라선다는 소릴 못들었어? 세 사람중에 한 사람은 갈라선다고 혔어. 김서방도 남자여. 남자가 한 번 승질 나뻔지믄 집안이 으뜻게 댄다능 거 니는 아즉도 모르는 거여? 부부쌈은 본디 따사한..
부부간에 뭔 자존심이 필요혀? 써글년! 엊즈닉에 김서방과 또 쌈박질하더니 그것이 속상한 것이여? 어쯔것냐. 밉직혀도 니 냄편아니여? 여자들 쫍은 쏙 다 베리고 출근할띠 통크게 씨익 한번 웃어주면 그기 바로 냄자들 심 팍팍 솟는 만병통치약인디~ 그걸 못혔단 말이제? 쯧쯧 냄자들이란 애린아그들과 매찬가지로 증말 단순하고 순진한 것들이여. 씨익 웃어주능 거 고곳이 머시 어렵다고 그려싸. 자존심? 지집아가 자존심가튼 소리허고 자빠졌네. 부부간에 먼 자존심이여? 볼꺼 안볼꺼 다 봄시롱. 기왕지사 깍지 애비와 갈라서지않고 살바에야 자존심가튼거는 뒷발로 팍 차뻔지라고 이 에미가 수백번도 더 말혔잖어. 참 글고 애비는 오늘 아츰 아침밥은 채려 먹여 보낸겨? 나는 니맨치는 못 배웠어도 사람이 으뜻케 살아야헌다는 것은 안당께. 부부지간이란 그저 그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