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3)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는 참 좋은 남편이다 42. 나는 참 좋은 남편이다 “여보! 미안하지만 마트에 가서 파 한 단만 사 올래요?” 나는 냉큼 일어나 마트에 가서 파 한 단을 사가지고 왔다. 마트까지는 집에서 불과 5분 거리다. “어마! 어쩌지? 들기름도 떨어진 걸 몰랐어. 한번 더 갔다 오면 안 될까? 당신 운동되고 좋잖아요.” 마누라는 일부러 웃어 보였다.나는 또 냉큼 일어섰다. 싫은 표정도 없이. 사실 말이지 마누라 말이 틀린 곳은 하나도 없었다. 늙어서 집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는 짧은 거리라도 걸으면 운동되어 좋고 마누라 부탁에 군말 없이 심부름해주어서 좋기 때문이다.나는 참 좋은 남편이다. 잃어버린 패기 “자기야~! 자기얏!!! 안 들려?” 주방에 있는 마누라가 꽥 소리치는 것 같다. 거실 소파에 정신 놓고 앉아있던 나는 화들짝 놀랐다. 나는 벌떡 일어나 쏜살같이 아내 앞으로 뛰어갔다. “왜요? 무슨 심부름시킬 일이라도 있어요?” "............." 아뿔싸~! 아내의 얼굴엔 이미 화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아~! 이 난관을 어찌 벗어날 수 있을까? 눈 질끈 감고 있는 힘 다해 한바탕 붙어봐? 쯧쯧쯧~! 참아라. 지금 너의 주제를 파악해라. 심술궂은 창조주께선 태초부터 늙은 남자를 요 모양 요꼴로 만들었단다. 이제 어쩔 수 없잖아. 에고~! 불쌍한 남자 녀석아. 나는 마누라 심부름 잘하는 착한 남편 * 작가노트 마누라가 시키는 심부름! 혹시 기혼 남성들은 물론 나이 먹은 백수 여러분들도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저는 경험이 아니라 집안에서의 마누라 심부름하는 게 제 일상이 된 사람입니다. 하물며 마누라가 시키는 명령인데 꾀를 내 거나 짜증을 내봐야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냉랭..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