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눈초리

(4)
마누라의 외출 "누구 만나러 나가?" "집엔 언제 들어오는데?" "내 밥은?"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마누라에게 절대로 이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남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마누라에게 물어봤자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마누라의 매서운 눈초리, 자조의 한숨, 일그러진 분노뿐인데 말이다. "내 걱정일랑은 하지 말고 친구들과 마음 편하게 즐겁게 놀다 와요. 사모님" 이렇게 말하면서 내 안면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덧칠해야 한다. 백수, 삼식이 노릇 수삼년에 얻은 나만의 노하우다. 비쌀 이유도 없다. 노하우 공짜로 줄 테니 원하는 사람들 다들 가져라.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의 '나의 일러스트 칼럼'이다. 몇 회분 되지 않지만 블로그에 틈틈이 다시 올린다--
수염난 노숙자 여고 동창모임에 간다며 현관문 열고 나가려던 마누라가 문을 열다 말고 휙~ 뒤돌아섰다. 그러고는 거실에 어정쩡 서 있는 나를 향해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보며 그 큰 입으로 한참을 씰룩거린다. "아무리 집안 구석에 빈둥거리는 신세더라도 수염은 좀 깍지 그래. 꼭 역전에 누워있는 노숙자 같잖아..." "................" 옛날 같았으면 버럭 화를 낼만한데 오늘도 나는 여느 날과 같이 마누라의 얼굴을 멍하니 초점 없이 쳐다만 본다. 이윽고 마누라가 나간 후에 나는 어슬렁어슬렁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거울 속 남자를 훔쳐본다. 거울 속엔 정말로 수염이 덕지덕지 솟아있는 노숙자 한 녀석이 맹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짜샤~! 왜 이렇게 사니?"
마눌한테 매맞는 삼식이들 삼식이 일기(60) …………………… 마눌한테 매맞는 삼식이들 - 아내한테 얻어맞는 남편이 재작년엔 830건. 작년엔 1,100건으로 1년 사이에 32%가 늘었다. - 매 맞는 남편들이 체격이 작거나 힘이 없어서 맞는 게 아니라 부부사이 주도권을 빼앗겨 맞는다. 오늘 아침 신문에 난 무시무시한 기사..
아내가 입을 씰룩이며 째려본다 마눌이 현관문 열고 나가다 뒤돌아서서 매서운 눈초리로 한참이나 째려본다. 그리고는 입을 씰룩인다. 수염 좀 깍지 그래. 집에서 노는 것도 그런데… 꼭 역전 양아치같애. 쯧! 나는 안다. 마눌의 씰룩이는 입에서 요런 말들이 막 튀어 나오려는 것을 자신이 애써 짓눌러 참는 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