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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이름은 '마눌님'이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아내의 이름은 '마눌님'이다 - 여기 내 앞에 가까이 있는 여자를 소개한다. 아내 평생, 손에 물 안묻혀 살게하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한 나의 여자다. 그녀의 이름은 '아내'도 아니고 '마누라'도 아닌 '마눌님'이다. 내 어찌 감히 백수, 삼식이주제에 '마누라'로 낮춰 이름을 부를 수 있는가? 결혼 첫해엔 '현자'씨 라고 부르다가 첫 아이 낳고는 '현자 엄마'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세월이 흘러 어찌어찌 백수가 된 후 철도 없이 이름 빼고 '마누라'라고 불렀다. 내몸의 간덩이가 쇳덩이처럼 굳어 졌을 때였다. 그 얼마 뒤 나는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 부처처럼 허울 좋은 내 처지를 깨닫게 되었다. 즉시 '마누라'를 개명해서 '마눌님'이라는 존칭어를 썻다...
시엄니 머리 꼭대기 되돌아본 삶 "시엄니 머리 꼭대기" “아그야! 울 며눌아그야! 나는 니 뱃속에 있능디 니는 시방 어디에 있능겨?” “호호호… 어머님! 저는 어머님 머리 꼭대기에 있잖아요. 안보이세요?” ----------- 티스토리엔 'brunchstory'라는 또다른 나의 방이 있다. 그곳에 나의 옛 그림에 6000번의 '좋아요'가 이루었다고 한다. 고부간의 요즘 세태를 풍자한 그림인데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한 것 같다.
마누라가 짜증나면...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가 짜증나면... - 인마! 그 나이에 마누라 옆에 붙어 있으려면 음식이 짜네, 싱겁네 투정 부리지 마. 그리고 국이나 찌개 국물을 식탁에 흘리지도 말고. 마눌이 짜증나면 국도 찌개도 없는 마른 반찬을 줄 수도 있단 말이야. 밥 먹고 나서 물도 네가 직접 따라 먹어. 사람은 제 분수를 알아야 해. 지금 네 위치가 마눌에게 물심부름시킬 나이가 아니라는 걸 왜 모르니? 설거지? 누가 하냐고? 인마! 그걸 말이라고 해? 밥숟갈 놓자마자 얼른 빈 그릇 챙겨 개수대에 집어넣고 수세미에 세제 묻혀 깨끗하게 설거지 마무리한다는 거 정말 몰라서 묻는 거니? 앞에 앉은 친구 녀석이 내 술잔에 술을 넘치도록 따라주면서 어렸을 때 엄마처럼 야단 세례를 마구마구 퍼붓는다. 어휴~! 어휴~!
백두산 천지, 그 알몸을 탐닉하다 되돌아본 삶 "백두산 천지, 그 알몸을 탐닉하다" 머리칼 끝이 쭈뼛하고 모두 일어섰다. 내 얼굴 색깔은 하얗게 질리고 있었다. 백두산에 올라 천지(天池)를 내려다보는 순간이었다. 신기했다. 천지의 물은 마구 출렁이며 드셀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완전 평면거울을 깔아놓은 듯 투명하고 고요했다. 과연 이 자태를 놓고 누가 천지의 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1986년이었나?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37년 전이다. 언론인협회에서 주관하는 백두산 등정에 나는 지체 없이 참여했다. 고향은 비록 백두산에서 멀리 떨어진 함흥이었지만 그래도 멀리서나마 북한 땅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와 ..
내가 잘못 생각했나 봐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내가 잘못 생각했나 봐 - 8학년 여러분. 지금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지금 꿀이 뚝뚝 떨어집니까? 뭐 그래봤자 어디 젊은 날 만 하겠어요? 삶의 필름을 잠시만 돼돌려보면 몇 달 사이에도 주변에 황당한 일이 정말 많이 생기 더라고요. 그것도 며칠 전에도 멀쩡하게 아침 마다 인사 카톡 보내던 놈 연락 두절 되고요. 즈그 자식들 잘 산다고 마구마구 떠벌 리며 골목골목 누비며 폐지 줍던 그 영감 쟁이도 요즘 모습 감췄고요. 옛날 소주 한잔 마시다가 진보니 보수니 거품 물고 정치얘기하던 골통 그놈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죠. 산 좋다고 주말마다 건강 챙기며 이산 저산 등산 가자 조르던 절친 그놈 졸지에 심장 마비로 저 세상 가버렸죠. 빌딩 몇채 가졌다고 어깨에 힘주던 술값 밥값 ..
"젊은 그대!" 되돌아본 삶 "젊은 그대!" 1998년 여름. 25년전이다. 지금 봐도 참 젊어 보인다. 국내 유일하게 존재하는 '일러스트' 계간잡지에 실린 나의 모습이다.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저 모습으로 돌아오진 못하겠지? 쏜살같은 세월이 밉다. ㅠ.ㅠ '일러스트'잡지 표지
뻥이여~ 뻥!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뻥이여~ 뻥! - 며칠 전 일산 5일장이 열렸다. 마누라는 나를 앞세워 집에 있던 옥수수알갱이를 들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는 곧장 뻥튀기 가게로 향했다. "뻥이요~! 뻥~!" 뻥튀기 아저씨의 큰소리와 함께 옥수수 알갱이는 100배나 커져 쏟아져 나왔다. 나는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긴 옥수수 알갱이를 어깨에 둘러메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나는 사람마다 끙끙대는 내 모습을 보고 낄낄대고 웃었다. 8학년인 나는 조금 창피했다.
마누라에게 졌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에게 졌다 - 나는 죽을힘을 다해 용심을 썼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일이었다. 아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내 몸을 타고 오르더니 머리 꼭대기에 올라섰다. "당신, 아직 모르는 거야? 남자가 여자에게 정복당해야 가정이 평화롭다는 거. 억울하지 않지? ㅋㅋㅋ" 아내는 통쾌하게 웃음을 날렸다. 졌다!!! 나는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처음부터 아내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크나 큰 나의 오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