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탕, 강북보다 강남이 3천원 더 비쌌다 맛은?
역시 강남인가보다.
땅값도, 아파트도 그리고 사람들도 비싸다(?)더니
음식 값도 강북보담 훨씬 비쌌다.
그 중에서 갈비탕이 그랬다.
갈비탕을 최고로 맛있게 잘 끓인다는 강남과 강북의 집을 비교해봤다.
강북은 9천원이었는데 강남은 1만 2천원이다.
3천원이 더 비쌌다.
하긴 지역마다 갈비탕 값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똑 같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값으로 시비를 걸자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음식값 얘기를 하다보니 조금은 마음이 격해졌나보다.
글의 결론이 먼저 나왔다.
며칠 전 볼일이 있어 강북에 살고 있는 필자가 지인이 있는 강남엘 갔다.
마침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지인이 먼저 말을 건넨다.
“선배님, 갈비탕 좋아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느 새 사찰까지 다 하셨네”
“선배님 블로그에서 봤지요. 가양동에 잘하는 갈비탕이 있다고...”
“그 집 몇 년째 다니고 있지. 맛도 괜찮고 양도 푸짐하고”
”이 동네에도 유명한 갈비탕 집이 있습니다. 오늘 한번 비교해보시죠“
구미가 당겼다.
그래, 그것도 괜찮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기회에 강북과 강남의 갈비탕 솜씨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었다.
강남구 논현동의 소고기집 '더 큰집' 강서구 가양동의 '함흥냉면' 갈비탕 손님이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갈비탕 집으로 갔다.
논현동에 <더 큰집>이라는 고기집이다.
실내로 들어서니 상호와 같이 널찍하니 정말 더 큰집 같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꽉차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훑어보았다.
다른 음식들은 볼 필요가 없다.
갈비탕 먹으로 왔으니 갈비탕 값만 보면 된다.
1만 2천원이다.
대단하다는 소리가 필자도 모르게 나왔다. ㅋ
역시 강북 촌놈의 입에서 나올만한 감탄사(?)이다.
강북에 제일 맛있는 갈비탕 9천원에 비하면 3천원이나 더 비쌌다.
그런데도 이렇게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강남 사람들은 정말로 모두 부자인가 봐>
저절로 손님들의 면면을 훑어보게 된다.
아무래도 강북사람 필자가 지금 쫄고 있는 게 분명하다. ㅋ
'더 큰집'의 실내 함흥냉면의 실내
그렇다, 쫄고 있는 사이에 빠르게 갈비탕이 나왔다.
가격대비 푸짐할 줄 알았는데 겉모습이 그저 그렇다.
급실망한 내 인상이 거짓말을 못하나보다.
지인이 빠르게 눈치를 훔친다.
“와아! 깍두기, 배추김치가 일품이네!”
나 역시도 칭찬말로 분위기를 바꾼다.
통무우를 두껍게 썬채로 담가있는 깍두기를 가위로 잘라 먹어야한다.
배추김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볼품도 있거니와 맛도 있었다.
원, 갈비탕 맛 칭찬은 안하고 김치 칭찬만 하고 있으니...
솔직히 갈비탕 맛은 강북 갈비탕 맛과 비교해서 그저 그렇다.
강북 갈비탕보다 3천원 더 비쌌지만 그 비싼 가치만큼은 못했다.
갈비의 모양새도 강북 쪽이 훨 더 낫다.
거금 1만 2천 원짜리 강남 갈비탕이 패했다고 생각한다.
강남 '더 큰집'의 갈비탕이다.
된장을 약간 섞었나? 탕 국물이 약간 뿌옇다.
국물 속에 갈비가 몇개 더 숨어 있다.
갈비를 몽땅 꺼냈다.
가운데 손가락 길이만한 갈비가 5개 들어있었다.
강북 가양동의 갈비탕이다.
젓가락으로 탕속의 갈비를 들쳐보았다.
푸짐하다.
먹고 난 갈비들이다.
가운데 손가락보다 더 길고 굵은 갈비들이 5개나 있었다.
강남 갈비집의 먹음직 스러운 깍두기와 배추김치. 강북 갈비집의 깍두기와 오징어 젓깔.
강남, 강북의 갈비탕. 필자의 왕성한 식성은 두곳 모두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강남의 갈비탕 12,000원. 강북의 갈비탕 9,000원
그릇에 있는 갈비탕 국물까지 다 비운 필자를 보고
지인이 슬며시 웃으며 맛을 묻는다.
“맛은 비슷한 것 같은데 갈비의 생김새와 양이 강북보담 떨어져요.
언제 가양동의 갈비 맛을 보여줄 테니 그 때 한번 비교해 봐요“
우리는 스스럼없는 사이라 비록 지인이 쏜 갈비탕이었지만
맛과 품격에 대해선 정확히 말해 줄 수 있었다.
필자는 자리에 일어나면서 또 한마디 했다.
“갈비탕 한 그릇에 1만 2천원이라니 강남에선 돈이 돈값을 제대로 못하는가봐”
사실 그랬다.
갈비탕 한 그릇에 1만 2천원이라니 꼭 그렇게 1만원이 넘어야 했을끼?
이런 추세라면 곧 1만 5천원에서 2만원까지 오를지도 모르겠다.
물론 상식선에서만 생각할 순 없지만
업주들도 조금은 자제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몇해전까지만해도 1만원 한장이면 두 사람이 점심은 시먹을 수 있었다.
돈의 가치가 하루가 멀다하고 자꾸 떨어지는 게 솔직히 무섭다.
업주, 손님이 다같이 어울려사는 대한민국의 착한 국민들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식당문을 열고 나오면서 해본다.
지인이 미안한 웃음을 그렸다.
내 표정을 훔쳐보았나?
주책이 따로 없다.
추천합니다
'나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떨어진 벚꽃 잎들이 그려놓은 하얀 세상 (0) | 2012.04.29 |
---|---|
부부에세이 웹툰은 이렇게 그려져서 나온다 (0) | 2012.04.21 |
13억 인구의 중국에서 펴보일 '강춘 부부에세이' 책 (0) | 2012.03.25 |
초등 2학년생, 영어강사의 꿈을 실현해냈다 (0) | 2012.03.19 |
2년 만에 푼 아내의 소원 ‘남편과 노래방 가기’ (0) | 2012.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