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1. 너 누구니?
세월이 유수(流水)라 했던가?
엊그제까지만 해도 팔팔 뛰던 젊음인 것 같았는데
오늘 아침 거울을 보니 웬 쭈그렁 할배가
인상을 팍~! 쓰면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
“너, 누구니?”
나도 모르게 꽥 소리를 질렀다.
소리가 너무 컸는지 주방에 있던 마누라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화장실까지 달려왔다.
“누가 있어요?”
“글쎄, 저 녀석 좀 봐. 웬 놈이 아침마다 날 째려보잖아, 망할 자식”
“쯧쯧... 이 사람이 정말 치매인가 봐!”
약이 바싹 오른 마누라는 화장실 문을 꽝 닫는다.
그래, 그래! 마누라야!
치매라도 들었으면 좋겠다.
어쩌다 내가 요 모양 요 꼴이 되었나 모르겠다.
흘러간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728x90
'여든네 살 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취해 쓰러지지 마! (26) | 2025.02.05 |
---|---|
나는 삼식이다 (22) | 2025.02.02 |
꼰대는 마누라가 무섭다 (25) | 2025.01.28 |
밥알 하나 (27) | 2025.01.25 |
삼식이는 착각속에 산다 (24) | 2025.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