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머시여? 애비가 바람핀다고?
주말, 아이와 함께 시골 시댁에 내려왔다.
남편은 갑자기 거래처 상무와 골프 약속이 있다고해서 같이 내려오지 못했다.
토닥토닥 몇마디 두고 받다가 짜증이 났지만
한 달전부터 시어머님과의 약속이었기에 아이와 함께 나 혼자서 왔다.
시어머님과 오랜만에 이런저런 얘기끝에 남편 이야기를 했다.
요 몇 달 남편의 낌새가 좀 이상해서였다.
남편은 평일에도 밤 12시가 넘어 새벽에 귀가하는 정도가 빈번했지만
주말이면 어김없이 거래처와의 골프 핑계로 집을 비웠다.
아무래도 여자 냄새가 난다고 주저하다가 용기를 내 말해버렸다.
시어머님은 안색이 새파랗게 변하더니 내리 고함을 지르신다.
"에미야! 먼 샛똥빠진 야그여?
그렁게 시방 애비가 바람을 핀다는 거시여?
아이고야! 나가 남사시러워 니 얼굴을 으찌 볼거나.
도대체 언 년이여? 시방 그 년이?
지집아 나짝이 쪼까 반반한가 보네잉.
멀끄댕이 확 잡아 뽑아버리도 시언치 않을 년이구만 그러네.
그나저나 니 남편 이 썩을넘을 기양 놔뒀냐?
귀빵맹이를 확 블라볼제.
참말로 무등산 호랭이는 머하고 자빠졋당가? 저 작것을 안 씹어가고.
나는말이여 니보고 가심쏙 문들어지게 참으라고 안 헌다.
어쩔거시여? 당장 결단 내뻐져!
마누라 새끼덜 몰라뻔지는 넘들은 칵 디지도 싸당께"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마다마다
며칠 끙끙 앓던 내 가슴이 뻥 뚤리는 것 같아 시원했다.
울 시어머니 정말 멋진 분이다.
하지만 시어머님 속마음은 조금 쓰리지 않았을까?
아니면 더 이상 내가 말 못하게 마스크 씌우는 고단수? ㅋ
<나의 책 '썩을년넘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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