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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3층에 사는 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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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17>

- 3층 녀석아! - 

 

 

아파트 11층에서 탄 엘리베이터는 잘 내려가다가 3층에서 멈췄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 녀석은 고개를 숙인 채 들어서더니 곧장 문 쪽을 향해 돌아선다.

녀석은 오늘도 변함없이 헐렁한 러닝셔츠에 잠옷 바지 차림새다.

맨발에 그 흔한 까만 세줄 슬리퍼까지 변함이 없다.

옆에서 본 턱수염은 듬성듬성 제멋대로 자라나 흉한 꼴을 더욱 부추긴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 시간쯤이면 나는 운동 가방을 들고 아파트 건너편에 있는 헬스장으로 가는 시간이다.

녀석과는 가끔 이렇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조우하지만

볼 때마다 왜 불쾌해 보이는지...

아마도 내 나이보다 5, 6년 정도 아래로 보이는데도

녀석의 행동거지는 80살을 훌쩍 넘어선 꾀죄죄한 늙은이로 보인다.

8층에서 탄 젊은 주부는 아예 못 본채 눈을 감아버린다.

 

녀석은 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다 죽어가는 노인상’을 자청해서 그리는 것일까?

천성인 게으름 탓일까?

그래도 그렇지 공동생활을 하는 아파트에서

남의 눈에 사나운 행동은 가려서 해야 하는 것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거 아닌가?

 

짜샤!

(꼴 보기 싫은 친구니까 내 마음대로 싸질러 부른다)

부탁 하나 하자.

제발 그 헐렁한 러닝셔츠는 입지 마. 잠옷 바지도.

그리고 그 낡고 찢어진 세줄 슬리퍼 질질 끌지 마.

허리도 좀 활짝 펴봐.

너 때문에 이 좁은 엘리베이터 속에서 내 얼굴에 화끈하게 불 질러야겠니?

우리 서로 늙은 티 내지 말고 사는 날까지 깨끗하게, 곱게, 그리고 젊게 살자.

 

짜샤!

그리고 마지막 부탁이다.

3층에서 엘리베이터는 타지 마.

3층 정도는 운동 삼아 걸어 내려가도 되잖아.

 

<짜샤-'자식아'의 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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