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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노년은 젊음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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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16>

- 노년은 젊음보다 아름답다 - 

 

 

우리 집의 아침은 늦게 밝는다.
​일흔여덟 살의 영감과 일흔 줄의 마눌이 사는 집,
​출근 길이 바쁜 직장인도, 학교에 늦을 학생도 없으니
​동창(東窓)의 햇살이 눈이 부실 때 까지 마음 놓고 잠에 취한다.

​노년에 들면 초저녁 잠이 많아 저절로 아침형 인간이 된다는데 
우리 내외의 수면 형태는 여전히 젊은이 같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마누라는 쿨쿨 자지만 영감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그러나 얼마든지 게을러도 괜찮은 나이
​늦은 아침을 맞이 할 때마다 나는 내게 찾아온 노후를 예찬한다.

​식사준비도 간단하다.
잡곡 밥에 된장국, 그리고 김치와 시골에서 가져온 푸성귀, 생선 한 토막이 전부다.
​마눌은 영감에게 초라한(?) 밥상을 내밀며
자랑이나 하듯 말을 한다.
"조식(粗食)이 건강식인 것 아시지요?"

조악한 음식이라야 노후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며...
​나에게는 조촐한 식단이 입맛에 맞는 일상의 식사로 속으론 고마워하면서도 
아직 내색 해본적이 없다.
​그러면서 중얼거린다.
​"늙었다는 것은 정말 편한 것이구나"

유선진(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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