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일주일 대화 없이 살아봤다.
부부 사이에는 뭐니 뭐니 해도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아주 쉬운 얘기다.
그러나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는 부부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부부 중에서도 특히나 남편들이라는 사람들이 더욱 그렇다.
부부가 살을 맞대어 살다 보면 때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얽힐 때가 있다.
얼마 전, 남편과 트러블로 일주일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지냈다.
대화 없는 처음엔 약이 바짝바짝 올라 못 살 것 같았는데 마음을 비우니까 진정이 되었다.
- 끼니때마다 국 걱정, 반찬 걱정하지 않아 너무너무 좋았다.
밥 먹을 때마다 남편이 알아서 챙겨 먹었다.
- 나는 침대에서 남편은 방바닥에서 자니 침대가 운동장이다.
거칠 것이 없어 오랜만에 마음대로 뒹굴었다.
- 남편이 술 먹고 고주망태가 되어 밤늦게 들어오거나 말거나
기다리지 않고 거실, 방 전등불 다 꺼버리고 자버린다.
솔직히 밤늦게 들어오는 남자 기다린다는 게 얼마나 고역스러운 일인가.
- 양말, 러닝셔츠, 와이셔츠 남편이 알아서 옷장에서 꺼내 입었다.
내가 일일이 꺼내주지 않아서 얼마나 편하냐.
나는 남편 시중드는 하인에서 탈출했다.
- 매주 로봇처럼 따라가는 시댁, 가지 않아서 얼마나 좋으냐.
이렇게 편한걸, 나 왜 결혼했지?
남편과 말 안 하는 게 쪼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일주일 정도는 참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안 돼. 나, 외롭단 말이야.
겉으로는 편한 척했지만 솔직히 마음 고통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
자기야! 먼저 사과하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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