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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 눈을 떴다.
새벽 5시 30분의 전자시계가 엄청 크게 눈에 쏟아져 들어왔다.
앗! 늦었잖아.
평소에 이 시간 쯤이면
눈곱 떼고 옷 갈아 입고 마스크 쓰고 1층 현관문을 열고 나갈 시간이었다.
성질 급한 나는 불야불야 서둘렀지만 이래저래 한 20여분은 지난 것 같다.
아파트 정문을 나서 늘상 다니던 산책길로 서둘러 들어섰다.
늦었지만 역시 이른 새벽.
오늘따라 유달리 산책길은 조용하다.
평소 같으면 부지런을 피우는 동호인들이 하나둘씩 보였는데...
어느 사이 반환점까지 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웬일일까?
들고있는 폰을 들여다봤다.
새벽 3시 55분!
세상에나?
내가 착각을 한 것일까?
분명히 집의 전자시계는 새벽 5시 30분이었는데...
그래서 불야불야 뛰쳐나왔는데...
이 새벽에 아무도 없는 황야(?)에서 혼자서 헐떡이며 걷고 있는 나.
달밤에 체조?
미친다!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돌아온 나는 내 방 전자시계를 다시 보았다.
4시 30분!
아아아! 이럴 수가?
결국 <5시 30분>은 잠결에 잘못 본 시간이었다.
꼭두새벽 3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부지런히 산책길로 들어선 나.
분명 귀신에 홀린 시간이었다.
마누라는 아직도 한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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