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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남자가 나이 먹어 늙어가니까
어쩔 수 없이 들이닥쳐 오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선착순으로 오는 일은 집안의 자질구레한 일들.
주방의 설거지, 음식 쓰레기 수거는 당연히 내 차지라고 달려듭니다.
사실은 젊었을 적엔 회사 일로 야근이니, 회식이니 등등의
핑계로 될 수 있는 한 늦게 집에 들어갔고
휴일은 일주일 내내 피곤을 푼다고 종일 소파에서 뒹굴며
바닥에는 아예 발을 내려놓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집안의 여러 잡다한 일은 나와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참으로 한 치 앞을 바라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들이었지요.
이제, 어쩔 수 없이 나이 먹은 백수, 삼식이 신세가 되고 보니
그동안의 나의 비겁한 행실에 단단한 벌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아내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이유를 달지 않습니다.
그대로 명령에 순순히 복종할 따름입니다.
언젠가 철없이 이유를 달았더니
시쳇말로 석 달 열흘을 아내에게 모진 말 못 할 형벌에 시달렸습니다.
그 이후 깨우친 것은 군소리 없이 아내의 명령에 따르면
그게 바로 늙은 남자의 행복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나는 행복합니다.
아~! 어디선가 갑자기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의 노래가
내 귓가를 맴돕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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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648598?cloc=joongang|retirement|home|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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