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신혼부부를 위하여

인생이란 바다.
그 바다 어느 부두에 결혼이란 배가 정착해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사랑한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그 배를 탔습니다.

이제부터 부부는 두 손을 꼭 잡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미지의 세계로 돛을 올리고
인생 항해를 시작해야만 합니다.

부부가 가야하는 항로에는
파도가 험한지 고요한지 전혀 알 수도 없습니다.
배는 유유히 파도를 헤치며 나아갔습니다.

처음 며칠은 작열하는 태양아래 
기타를 치며 서로 사랑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습니다.

얼마 안 있어 부부의 배는
휘몰아치는 거센 파도와 억센 비바람을 만나
금방이라도 깊은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부는 서로를 꽉 부여잡고 한 몸이 되어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갔습니다.

아직은 젊은 이들이 안주하는 결혼이란 배.
부디 신(神)의 가호가 내리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