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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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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욕쟁이' 깍지 외할미요 다시 보는 깍지 외할미 "할머니! 사람들이 할머니 보고 왜 '욕쟁이 할매'라고 해요?" "아이고 요 지집아야, 할미가 허는 욕은 모다 이쁜 욕인께 갠찮어. 니는 꺽정 놔 부러라" 요로코롬 깜찍허게 물어쌋는 요 쪼깐년이 서울 사는 울 딸년의 딸 외손녀 '깍지'년이요. 가끔은 전라도 시골사는 할미, 할배 보고 싶다고 혀서 오늘도 요렇게 내려왔지라. 지집아가 으찌나 여시 같은지... 주댕이가 야물딱지게 영글어서 할미, 할배가 도저히 못당혀라. ㅋㅋㅋ 여러분앞에 뵙는 게 첨인께 인사드려요. 우리 영감과 나 사이에 아들 하나, 딸 하나 나아가꼬 대학공부꺼정 마치고 어찌어찌 모다 결혼시켜 아그들은 시방 서울에서 살지라. 우리 늙은이 둘은 촌에 남아 밭농사 쪼까 지어 생활하고 글고 거기서 나온 농산물 서울 사는 자석..
8학년 남자의 또 다른 행복 "어휴~ 8학년이랍니다!" - 8학년 남자의 또 다른 행복 -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면 큰길 건너 바로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그 길 한쪽 편에는 언제나 구수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옛날 스타일의 순댓국집이 자리 잡고 있다. 삼시 세끼 집 밥이 지겨울 저녁때쯤 해서는 마누라를 살살 꽤서 둘이서 이 집 순댓국을 가끔 먹는다. 오늘은 마누라가 딸네 집에 있다. 나 혼자다. 내 발걸음은 어느새 순댓국집으로 향하고 있다. 평일이라 그런지 순댓국집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 한가하다. "순댓국에 오소리감투 따블! 쐬주도 한 병!" "흐미~ 별일이여, 으째, 오늘은 혼자 온겨?" "마누라가 지겹다고 도망갔어요, ㅋㅋㅋ" 순댓국 30년을 말아왔다는 할미는 단골손님을 금방 알아보며 쉽게 말을 놓는다. 그 할미도 나와는 별..
칠순이 훌쩍 넘은 마누라의 버킷리스트 1위는? 칠순이 훌쩍 넘은 이 여자. 내 마누라다. 인생 말년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처지가 에서 으로 뛰어올랐다고 말끝마다 꼬장 한 폼을 잡으며 으스대는 여자다. 사실은 우리 부부 사이에 과 은 애초부터 없었는데도 굳이 자기는 평생을 로 살아왔다고 억지를 부리며 남편인 나에게 눈을 흘기는 여자다. 각설하고, 내 마누라, 이 여자는 평생 수영으로 다져진 몸매에 맞게 아직도 새파랗게 젊은 여자아이들의 캐주얼웨어를 즐겨 입는다. 스키니진, 또는 미니스커트, 빈티지 청바지, 치렁치렁한 갈색 머리, 컬러풀한 구두 등등 도무지 몸 전체 어느 한 군데라도 칠순 훌쩍 넘는 할머니의 자태를 찾아볼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해도 퍽이나 신기한 여자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오늘 저녁밥상에서 흘낏 쳐다본 마누라의 얼굴에선 여기저기 굵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