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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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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고구마 하나, 상처가 났다. 주발에 담아 물을 듬뿍 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틀 만에 새싹을 틔우더니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났다. 신기하다. 상처 난 몸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새 생명을 볼 수 있다니. 그래, 쑥쑥 커가는 너를 보는 기쁨으로 하루를 보낸다.
친정엄마가 보낸 택배상자에 눈물 뽑았다 시골에 사시는 친정엄마로부터 택배 상자가 왔다. 누런 라면박스를 헤쳐보니 신문지로 싼 고구마와 더덕, 청양고추, 그리고 애호박, 참기름, 고추가루 등등이 차곡차곡 들어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엄마에 대한 애증이 교차되었다.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지 않아도 맨날 허리가 시원치 않다고 하면서 뭐 하러 이딴 거 힘들게 보냈냐고 역정을 냈다. 그리고 고구마값 몇 푼 보낸다고 했다가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었다. ******* 써글년! 고구매거튼 소리하고 자빠졌네. 니 에미가 니년한테 돈 달라고 허디? 나는 돈이 천진께 나 줄돈 있으면 울 깍지년 이쁜 신발이나 사 신껴 이년아. 쥐꼬리만한 돈 여그저그 주고 글다가 어느 천년에 셋방살이 면헐려고 그냐? 정신 똑바로 채리고 살아도 될랑말랑 허것구만 먼 뻘소리..
나는 잘상께 시잘데없이 전화질마라는 친정엄마 나는 잘상께 시잘데없이 전화질마라는 친정엄마 써글년, 고구매 겉은 소리 허고 자빠졌네. 니미가 언제 니년 헌테 돈 달라고 글디? 나는 돈이 천징께 나줄 돈 있으먼 우리 손지새끼 이삔 신발이나 새 신끼 이년아. 여기주고 저기주고 글다가 어느 천년에 셋방살이 면헐라고 그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