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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마누라가 웃었다
마누라가 웃었다.
내가 삼식이 고령이 되고도 한참을 그늘진 얼굴만 보았는데
오늘 어쩌다 본 마누라의 저 환한 웃음은
내 마음속에 이리저리 엉켜있었던 그 많은 수심들이
신기하게도 한꺼번에 시원하게 풀어졌다.
"그래그래, 당신은 웃어야 예쁘다니까.
그 예쁜 얼굴을 왜 허구한 날 찡그리고 살아?"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마누라가 귀담아 들었는가 보다.
웃던 얼굴을 살짝 돌리더니 입을 삐죽이며 눈을 흘긴다.
'아~! 마누라의 옛 모습 그대로다!'
아직도 이놈의 늙은이는 영 밉지는 않은가 보다.
그래, 나는 어쩔 수 없는 ‘마누라 바보’다.
에구~ 못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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