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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마누라도 8학년 때문에 지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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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31>

- 마누라도 8학년 남편 때문에 지쳐간다 -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 처리하는

8학년인 나를 아예 제쳐놓고

마누라는 깔끔한 성격 그대로 매주 토요일이면

집안을 몽땅 뒤집어 놓으며 혼자서 대청소를 한다.

그런 마누라도 오늘은 지쳤는지
청소를 하다가 조그마한 몸뚱이를 
거실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 길게 길게 누웠다.

강철 같기만 했던 마누라도
세월이란 넘한테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요즘따라 하나 둘 주름진 얼굴과
늘어나는 흰머리카락때문이지
자꾸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마누라에게 누구 말대로 
'힘들지?' '미안해' '고마워'라는 남편의 아부성말 한마디에 
세상을 들었다 내려 놓을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 받는다고 하던데
그 말을 단 한번도 하지 못한 나는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온 녀석일까?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다그치는 양심의 성화에
나는 용기를 내어 

주춤주춤 마누라 앞으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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