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들이 쏟아내는 이야기 중 똑같은 내용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더러는 이렇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니까 내 얘기와 이웃들의 얘기가 거의 똑 같을지도 몰라."
"105호나, 1104호나 한 아파트 한 동인데 다를 게 뭐가 있어?"
그러나 틀린 말이다.
'부부'에 대한 편향된 의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또 실제로 그렇게 생활하는 젊은이들도 눈에 많이 띈다.
하지만 몇몇의 젊고 파릇파릇한 남성, 여성들은 그런 풍습에 대해 저돌적으로 공격해왔다.
또 지방에 사는 어느 주부는 필자만 볼 수 있는 '쪽지'로 말 못 할 사연을 보내오기도 했다.
남편의 폭력에 대한 내용이었다.
'부부'. 아름다운 이름이지만, 한편으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름이다.
누가 나보고 그랬다.
<저자 강춘>
독자의 추천
'웬수'라는 말엔 애증이 깃들여 있습니다.
웬수라는 말을 자주 쓴다.
형편없는 성적표를 들이미는 아들을 두고 엄마가 속쌍하지만 어쩌겠니 하는 표정으로,
이 웬수야, 하고, 친한 친구가 뭔가 부탁을 해올 때도 어쩔 수 없이
들어준다는 뜻으로, 이 웬수, 하며 눈을 흘긴다.자나깨나 애정을 쏟아부어도
부족할 판인 연인들도, 웬수를 입에 달고 산다.
그 중에서도 일상용어처럼 익숙하게 사용하는 관계가 부부 아닐까?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게 있다.
원수가 아니라 웬수다.
웬수가 원수가 되는 날은 관계가 파탄나는 날이다.
원수에는 증오가 서려 있고, 웬수에는 애증이 담겨 있다.
애증은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사이에서만 허락된 '특별한 감정'이다.
그런 애증으로 얽히고설킨 부부의 싸움은, 그래서 칼로 물베기다.
이 책에는 바로 그 '칼로 물베기'식 애증이 묘사되어 있다.
때로는 앙증맞게, 때로는 권태롭게, 때로는 처절하게...
한 컷 한 컷 그림으로 묘사된 부부의 일상은, 우리네 그것이어서 더욱 정겹다.
마치 대한민국 부부의 일상으로 망원경을 들이대고는
애와 증이 교차하는 지점을 클로즈업 해내듯 잡아내는데,
가끔은 속내를 들킨 듯하여 얼굴이 화끈거리기까지 한다.
애증의 대명사가 부부관계라면, 고부관계는 증오의 반어에 해당한다.
애증만큼이나 밀어내려 해도 밀어낼 수 없는 '인력'을 자랑한다.
당사자인 시어머니나 며느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보통' 남편들이라면 '중재자'로서 꼼꼼히 챙겨야 할 대목이다.
네티즌들이 줄줄이 덧달아 놓은 댓글을 읽는 맛은 이 책의 감미료다.
닉네임들을 따라 읽다 보면 '한 성깔' 하는 블로거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만큼 부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는 반증이다.
보는 맛, 읽는 맛...
'그림으로 읽는 에세이 부부학'이라는 부제처럼 가볍게 읽으면서도
우리 사는 모습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덕화>
'나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유친(父子有親) (0) | 2008.02.13 |
---|---|
사표와 맞바꾼 '종이웨딩드레스' (0) | 2008.02.02 |
성냥개비로 그린 나의 그림 (0) | 2008.01.29 |
내가 그린 그림대로 세상에 나온 손자 (0) | 2008.01.25 |
꼬마그림 삼형제 덕분에 삶이 즐겁습니다 (0) | 2008.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