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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정말 우리 부부야, 웬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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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엔 무수한 별들이 떠 있다.
그들은 밤사이 생기고 없어지고를 반복한다.
인간도 이렇게 별들처럼 태어났다가 지고, 또 다른 별로 태어나기도 한다.
그 별들은 나름대로 서로 많은 얘기들을 나누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네도 밤하늘의 별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수많은 인간들이 남녀라는 이름으로 서로 짝을 이루기도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그것을 우리는 '부부'라고 부른다.

부부들이 쏟아내는 이야기 중 똑같은 내용은 하나도 없다.
각기 나름대로 자기만의 독특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더러는 이렇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니까 내 얘기와 이웃들의 얘기가 거의 똑 같을지도 몰라."
"105호나, 1104호나 한 아파트 한 동인데 다를 게 뭐가 있어?"

그러나 틀린 말이다.
'부부'란 묘한 것이라서 파고들면 들수록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함부로 주위에서 "감 놔라, 배 놔라"며 참견하지 못한다.
나는 단지 현실적인 '부부상'을 온라인상에 적나라하게 옮겨놓았을 뿐이다.
판단은 오직 네티즌인 독자들 몫이다.





'부부'에 대한 편향된 의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또 실제로 그렇게 생활하는 젊은이들도 눈에 많이 띈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의 '부부'라고 불리는 이들 중에는 그렇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아직도 갓 결혼한 남성중에서는 '남성우월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있고,
여성 역시 대대로 내려온 보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의 젊고 파릇파릇한 남성, 여성들은 그런 풍습에 대해 저돌적으로 공격해왔다.
나의 고부간의 미묘한 갈등을 그린 그림 한 장을 놓고
네티즌과 블로거들이 '댓글'로 격돌하는 장면은 그동안 수시로 있었다.

또 지방에 사는 어느 주부는 필자만 볼 수 있는 '쪽지'로 말 못 할 사연을 보내오기도 했다.
남편의 폭력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 주부는 남편의 배신에 몸을 떨며 며칠을 고민하다 하소연을 해왔다.
안타까웠지만 난 전문적으로 부부 문제를 상담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대신 '저주받는 남편의 폭력'이라는 항의조의 그림 에세이를 그려서
온라인상에 올려놓고 그 주부를 위안했었다.
며칠 후 자기의 사연을 그림으로 본 주부는 고맙다는 인사의 쪽지를 보내왔다.

'부부'. 아름다운 이름이지만, 한편으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름이다.
또 결혼을 매개로 싫으나 좋으나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이름이기도 하다.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희생하면서 주어진 '부부'의 길을 손잡고 걸어가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그림에세이로 조금이나마 '부부사이'의 틈이 좁아졌으면 좋겠다.
다행이도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오프라인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누가 나보고 그랬다.
"이제 부부관련 전문가로 나가보시죠." 웃기는 소리다.
나 역시 가끔가다 한 번씩은 아내와 '냉전'을 치르며 며칠 동안이나 말을 않고 지내는 여느 부부들과 똑같다.
중이 제 머리 깎는 것 봤는가? ㅎㅎㅎ
<저자 강춘>




독자의 추천

'웬수'라는 말엔 애증이 깃들여 있습니다.

웬수라는 말을 자주 쓴다.
형편없는 성적표를 들이미는 아들을 두고 엄마가 속쌍하지만 어쩌겠니 하는 표정으로,
이 웬수야, 하고, 친한 친구가 뭔가 부탁을 해올 때도 어쩔 수 없이
들어준다는 뜻으로, 이 웬수, 하며 눈을 흘긴다.자나깨나 애정을 쏟아부어도
부족할 판인 연인들도, 웬수를 입에 달고 산다.
그 중에서도 일상용어처럼 익숙하게 사용하는 관계가 부부 아닐까?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게 있다.
원수가 아니라 웬수다.
웬수가 원수가 되는 날은 관계가 파탄나는 날이다.
원수에는 증오가 서려 있고, 웬수에는 애증이 담겨 있다.
애증은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사이에서만 허락된 '특별한 감정'이다.
그런 애증으로 얽히고설킨 부부의 싸움은, 그래서 칼로 물베기다.

이 책에는 바로 그 '칼로 물베기'식 애증이 묘사되어 있다.

때로는 앙증맞게, 때로는 권태롭게, 때로는 처절하게...
한 컷 한 컷 그림으로 묘사된 부부의 일상은, 우리네 그것이어서 더욱 정겹다.
마치 대한민국 부부의 일상으로 망원경을 들이대고는
애와 증이 교차하는 지점을 클로즈업 해내듯 잡아내는데,
가끔은 속내를 들킨 듯하여 얼굴이 화끈거리기까지 한다.

애증의 대명사가 부부관계라면, 고부관계는 증오의 반어에 해당한다.
애증만큼이나 밀어내려 해도 밀어낼 수 없는 '인력'을 자랑한다.
당사자인 시어머니나 며느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보통' 남편들이라면 '중재자'로서 꼼꼼히 챙겨야 할 대목이다.

 

네티즌들이 줄줄이 덧달아 놓은 댓글을 읽는 맛은 이 책의 감미료다.
닉네임들을 따라 읽다 보면 '한 성깔' 하는 블로거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만큼 부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는 반증이다.

보는 맛, 읽는 맛...
'그림으로 읽는 에세이 부부학'이라는 부제처럼 가볍게 읽으면서도
우리 사는 모습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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