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20)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내의 이름은 '마눌님'이다 4. 여기 내 앞에 가까이 있는 여자를 소개한다. 평생 손에 물 안묻혀 살게하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한 나의 여자다. 현재 그녀의 이름은 '아내'도 아니고 '마누라'도 아닌 '마눌님'이다. 내 어찌 감히 백수, 삼식이주제에 '아내', '마누라'로 낮춰 이름을 부를 수 있겠는가? 결혼 첫해엔 '순실'씨 라고 부르다가 첫 아이 낳고는 '지수 엄마'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세월이 흘러 백수가 된 후에는 철없이 '마누라'라고 불렀다. 내몸의 간덩이가 겁도 없이 쇳덩이처럼 굳어 졌을 때였다. 그 얼마 뒤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 부처처럼 허울 좋은 내 처지를 스스로 깨달았다. 이때부터 '마누라'를 '마눌님'으로 존칭해서 부르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비위가 조금 상했지만 자꾸 '마눌님'이라고 .. 내가 나를 말한다 3. 나, 법적 연령 83세. 외모 연령 75세. 신체 연령 70세. 마눌님이 보는 내 정신연령 12세. 나 자신이 생각하는 정신연령 52세. 내가 다시 꿈꾸는 정신연령 64세. ........ 온통 헷갈리는 남자 하나, 아직도 세상에 땅 밟고 있다. 이름은 삼시 세끼 삼식이, 또는 백수, 환쟁이. 그리고 현실을 망각하고 매일밤 새파란 청년의 꿈을 꾸는 정신 이상자다. 에고~ 에고~! 자신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뭐, 허긴 세상 사는 게 어떻게 네 뜻대로만 되겠니. 이 모든게 다 네 운명인걸... 고집 따위는 팽개치고 제발 정신 차려라! 인생 말년에 사고 치지 말고 너의 세상 끝나는 날까지 부디 잘해라. 그리고 평생을 궂은일 마다하고 너와 같이 이 자리까지 함께 걸어온 네 마눌님에게도 말이다. 마누라의 외출 "누구 만나러 나가?" "집엔 언제 들어오는데?" "내 밥은?"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마누라에게 절대로 이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남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마누라에게 물어봤자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마누라의 매서운 눈초리, 자조의 한숨, 일그러진 분노뿐인데 말이다. "내 걱정일랑은 하지 말고 친구들과 마음 편하게 즐겁게 놀다 와요. 사모님" 이렇게 말하면서 내 안면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덧칠해야 한다. 백수, 삼식이 노릇 수삼년에 얻은 나만의 노하우다. 비쌀 이유도 없다. 노하우 공짜로 줄 테니 원하는 사람들 다들 가져라.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의 '나의 일러스트 칼럼'이다. 몇 회분 되지 않지만 블로그에 틈틈이 다시 올린다-- 마누라의 웃음 마누라님이 웃었습니다. 마누라가 웃은 게 뭐 그리 신기한 일이냐고 하겠지만 나한테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웃음이었습니다. 내가 백수 되고도 한참을 그늘진 얼굴만 보았는데 오늘 어쩌다 본 마누라의 저 환한 웃음은 나로 하여금 가슴 설레게 했습니다. 새까맣게만 물 들은 내 마음속에 이리저리 엉켜있었던 그 많은 수심이 신기하게도 한꺼번에 시원하게 풀어졌습니다. "그래그래, 당신은 웃어야 예쁘다니까. 그 예쁜 얼굴을 왜 허구한 날 찡그리고 살아?"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마누라가 귀담아 들었는가 봅니다. 웃던 얼굴을 살짝 돌리더니 입을 삐죽이며 눈을 흘깁니다. 아~!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아직도 이놈의 삼식이는 영 밉지 않은가 봅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마누라바보'입니다.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 나 자신이 생각하는 정신연령 법적 연령 82세. 외모 연령 65세. 신체 연령 70세. 아내가 보는 내 정신연령 12세. 나 자신이 생각하는 정신연령 52세. 내가 다시 꿈꾸는 정신연령 65세. 온통 헷갈리는 남자 하나, 세상에 땅 밟고 있다. 이름은 삼시 세끼 삼식이, 또는 백수. 에고~! 이 녀석을 어찌할까? 삼식이 아내의 가슴앓이 삼식씨, 안녕?(100) …………………… 삼식이 아내의 가슴앓이 여보! 내 생각이 짧았던 거야. 은퇴하자마자 집구석에 틀어박혀 삼시세끼에 목매는 내 신세를 탓하면서 하늘에 삿대질 하고, 울분 토하고, 때로는 한잔 술로 꺼이꺼이 울며 180도 변해버린 냉정한 당신을 원망하기도 했었는데.. 제발 삼식이 기 죽이지 마! 삼식씨, 안녕?(94) …………………… 삼식이 기 죽이지 마 여보! 우리말사전에 삼식이를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백수로서 집에 칩거하며 세 끼를 꼬박꼬박 찾아 먹는 사람이래. 그래서 어쩌라고? 왕년에 잘나갔던 시절의 내 얘기는 왜 쏙 빼먹는 거야? 집에서는 하루 한 끼도 잘 안 먹던 꽤 .. 펄펄뛰는 마눌에게 보여주자 삼식씨, 안녕?(93) …………………… 펄펄뛰는 마눌에게 보여주자 “이 꼴로 주저앉아 있으니까 인간 같지 않아 보여? 그래서 이렇게 얕보는 거얏?” 가끔은 아주 가끔은 엄청 큰 목청으로 마눌의 잔소리에 되받아쳐 줘야한다. 그래서 나, 삼식이의 존재감을 인식시키는 거다. 펄펄뛰는 마..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