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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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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삼식이'구별법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백수 & 삼식이 - 백수? 실직상태의 인간. 땡전 한 푼 벌지 못한다. 그러면서 집에 틀어박혀 있지 않고 허우대 하나로 밖에서 똥폼만 잡는다. 삼식이? 직장 은퇴한 퇴물인간. 집 밖에는 얼씬도 안 하고 줄 창 집안에서만 마누라한테 수시로 쥐어 받으며 쪼잔스럽게 삼시 세끼 밥만 찾아 먹는 ‘한심한 인간'. 나는 어느 쪽일까? 백수인가? 삼식이인가? 얌마! 뭘 물어보니? 양쪽 날개 다 달고서! ㅋㅋㅋ
어머! 형부 멋지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어머! 형부 멋지다! - “어마! 형부 너무 멋지다” “멋져봤자 백수에 삼식이인데... ㅎㅎ” “누가 형부보고 삼식이라고 그러겠어요? 호호호” 실로 오랜만에 정장 차려입고 친척 결혼식장에서 만난 처제 말이 너무 예쁘다. "그래! 나, 형부는 그 넘의 삼식이 탈만 벗으면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란다!" 나는 양쪽 어깨 으스대며 점잖게 한마디 내 던지며 폼 잡고 싶었는데 찰거머리처럼 옆에 붙어있던 마누라가 승냥이 눈을 그리며 흘긴다. "으휴~ 내가 정말 못살아다!"
마누라의 외출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의 외출 - - 누구 만나러 나가? - 몇 시에 들어와? - 내 저녁밥은?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여는 마누라에게 절대로 이렇게 묻는 바보남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마눌의 매서운 눈초리, 자조의 한숨, 일그러진 분노뿐인데 "내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즐겁게 놀다 와요. 마눌님!" 이렇게 말하면서 찌그러진 내 안면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덧칠하기로 했다. 나는 참 영리한 삼식이, 백수다.
마누라가 나를 사랑하나 봐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눌님이 나를 사랑하나 봐 - 아파트 산책길. 반환점을 막 도는데 "따르르륵!" 스마트폰 벨이 울린다. 마눌님이다. “집에 들어올 때 목이버섯 한 팩만 사 와!” “목이버섯? 그게 뭔데?” “그냥 마트에서 목이버섯 달라고 하면 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사가지고 오라는 마눌님의 명령이다. 잠깐 선채로 목이버섯을 검색해 봤다. 오우! 웬일이야? 며칠 전부터 잡채타령을 했더니 그게 먹혀들어 갔나 보다. 마트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왜 이렇게 빨라지지? 그래도 마누라가 이 삼식이가 밉지 않았나 봐. 좋아하나 봐. 아니, 사랑하나 봐. ㅋㅋㅋ... 자존심마저 1도 없는 여기 백수는 실없이 웃기 시작했다. 어휴~!
'삼식이 남편' 인기 1위는?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삼식이 남편' 인기 1위는? - 삼식이 남편 중에서 인기 1위는 매일 집 비워주는 남편이란다. 마눌이 친구 모임에서 들은 얘기라면서 그제도 얘기했고, 어제도 얘기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은근 슬쩍 흘리듯 이야기를 쏟는다. 그래, 그래! 알았다니까! 한번만 말해도 알아들었거든! 아아~! 내일 아침에라도 나, 영원히 눈뜨지 말았으면...
내 이름은 '젖은 낙엽'이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내 이름은 '젖은 낙엽'이다 - 8학년 나. 이름은 삼식이. 그리고 또 하나의 이름은 ‘젖은 낙엽’이다. 하루 종일 세끼를 챙겨 먹으며 마누라 옆에 딱~ 붙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젖은 낙엽신세 나. 쓴 미소. 왜, 쓴 미소가 지어질까?
매맞는 남편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매 맞는 남편들 - "아내한테 얻어맞는 남편이 재작년엔 830건. 작년엔 1,100건으로 1년 사이에 32%가 늘었다. 매 맞는 남편들이 체격이 작거나 힘이 없어서 맞는 게 아니라 부부사이에 주도권을 아내한테 빼앗겨서 맞는다"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본 가슴 떨리는 기사다. 그 남편들 모두 다 '백수'들이고 삼시세끼 찾아 먹는 '삼식'이들이라고 한다. 거실소파에 펑퍼짐하게 기대앉아 TV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 나를 향해서 아니꼽다는 듯 쏘아보는 마누라의 눈초리가 오늘따라 왠지 매섭다. 어휴~ 무서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나, 백수, 삼식이는 매사에 몸조심을 단단히 해야겠다.
아내의 이름은 '마눌님'이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여기 내 앞에 가까이 있는 여자를 소개한다. 평생 손에 물 안묻혀 살게하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한 나의 여자다. 현재 그녀의 이름은 '아내'도 아니고 '마누라'도 아닌 '마눌님'이다. 내 어찌 감히 백수, 삼식이주제에 '아내', '마누라'로 낮춰 이름을 부를 수 있겠는가? 결혼 첫해엔 '순실'씨 라고 부르다가 첫 아이 낳고는 '지수 엄마'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세월이 흘러 백수가 된 후에는 철없이 '마누라'라고 불렀다. 내몸의 간덩이가 겁도 없이 쇳덩이처럼 굳어 졌을 때였다. 그 얼마 뒤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 부처처럼 허울 좋은 내 처지를 스스로 깨달았다. 이때부터 '마누라'를 '마눌님'으로 존칭해서 부르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비위가 조금 상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