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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 행동이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늘 아내에게 지청구를 먹는다.
나도 양심이 있다.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헛일이다.
아이가 정작 라면을 먹기 시작하면
생각과는 다르게 내 몸이 먼저 꿈틀대면서 라면 먹는 아이에게 다가간다.
이제는 아예 고질적인 습관으로 변한 것 같다.
사실로 말하자면 라면은 통째로 하나 끓여서 혼자 먹으면 맛이 없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경험해봐서 내 말에 동의할 것이다.
라면의 진 맛은 옆에서 한 젓가락씩 뺏어먹는 바로 그 맛이다.ㅋ
나의 경우는 아이가 라면을 먹기 시작할 그 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부랴부랴 젓가락을 챙겨 살그머니 다가간다.
“찬주야, 아빠 딱 한 젓가락만 먹을게, 괜찮지?”
“정말? 그럼 딱 한 젓가락이야”
“물론이지, 딱 한 젓가락! 우리 찬주 이쁜 거!”
아이는 마지못해 아빠에게 승낙을 하지만
이미 얼굴은 구겨진 휴지처럼 변하고 있다.
사정보지 않고 눈 딱 감으며 한 젓가락을 뜬다.
“으앙! 난 몰라잉! 엄마, 엄마!
아빠 한 젓가락에 라면이 몽땅 다 딸려 갔단 말이야. 잉~ 잉“
아이는 또 운다.
“글세, 내가 미친다니까! 이게 벌써 한두 번이냐고?
어른이면 어른답게 해야지!
왜 먹는 거 가지고 만날 아이와 싸우고 난리야!
라면 하나 통째로 끓여준다니까 왜 싫대?“
주방에 있던 아내는 숨도 쉬지 않고 속사포처럼 쏘아댄다.
당연하다.
딸이 하는 말도 옳고 아내말도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나는 정말 말썽 많고 못말리는 이 집의 큰아이 맞다.
그런데 어쩌랴?
뺏어먹는 라면이 더 맛있는걸…
추천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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