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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바람소리

백두산 천지, 그 알몸을 탐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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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칼 끝이 쭈뼛하고 모두 일어섰다.

내 얼굴 색깔은 하얗게 질리고 있었다.

백두산에 올라 천지(天池)를 내려다보는 순간이었다.

 

신기했다.

천지의 물은 마구 출렁이며 드셀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완전 평면거울을 깔아놓은 듯 투명하고 고요했다.

과연 이 자태를 놓고 누가 천지의 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1986년이었나?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30년 전이다.

언론인협회에서 주관하는 백두산 등정에 나는 지체 없이 참여했다.

고향은 비록 백두산에서 멀리 떨어진 함흥이었지만

그래도 멀리서나마 북한 땅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정식으로 수교하기전이라

부득이 상업비자로 얻어 들어가야만 했었다.

비자야 아무려면 어떨까? 꿈에 그리던 백두산을 볼 수 있다는데…

 

새삼스러이 백두산 사진을 꺼내보며 추억을 되새겨본다.

백두산은 백번 찾아와도 선명하게 천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겨우 한두 번뿐이라는 안내자의 말이 생생하다.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나는 행운아였다.

천지가 나에게 알몸을 보여주다니…

 

 

 

 

 

백두산천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세의 위엄은

감히 따라올 산들이 없는 듯하다.

 

 

장백폭포의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사진 한 컷을 안 찍을 수 없었다.

 

아래사진은 중국과 북한의 경계선이다.

필자 뒤 압록강 건너 북한 땅의 아파트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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