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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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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두살 혹시,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볼때기를 아프게 꼬집어 본다. 내 나이 여든 하고도 두 살. 숫자 1에서 82까지 세려면 숨이 차서 한두 번은 쉬었다 세어야 한다. 그만큼 많은 숫자다. 언제 그 많은 나잇살을 처먹었나 모르겠다. 지나온 세월. 사람답게 살아왔었나? 자식들에겐 아비 노릇 제대로 한 것일까? 아내에겐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이라도 했었나? 그리고... 에고~! 후회는 집어치우자. 그저 이것저것 인생의 죄인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저승사자에 끌려가도 항거하고 뿌리치진 않겠다. 이만큼 살아온 것도 너무 감지덕지하다. 더 이상의 바램은 추할뿐이다.
"코로나19"? 추석날 아침부터 으슬으슬 춥더니 열이 나는 것 같았다. 괜찮으려니 하고 오후 6시까지 버텼다. 그러다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체온계로 열을 재어봤다. 38도 5부! 깜짝 놀란 딸내미. 당장 나를 차에 태워 일산병원 응급실로 직행. 아~! 그곳에서 영상에서나 보았던 콧구멍에 쑤셔서 마구 돌리는 가느다란 막대가 내 콧속으로 들이닥쳤다. 열나서 응급실 찾는 환자는 무조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단다. "내가 코로나19 확진자? 지난 6월에 화이자 2차까지 끝냈었는데?" 그리고는 피검사, 소변검사, 가슴 폐 엑스레이, 무려 4시간에 걸친 각종 검사를 마쳤다. 그것도 병원 응급실이 아닌 노천 막사에서... "아닌 밤중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하늘에 올라갈 나이가 가까워오니까 귀에 달팽이관 이상으로 쓰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