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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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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시작하며 새 연재를 시작하면서 타이틀 그대로 우리 부부는 젊은 날,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수많은 날을 숱하게 싸워왔다. 그러면서도 팔순이 넘는 이 나이까지 서로 떨어지지 않고 끈끈하게 붙어 있는 걸 보면 아내나 나나, 그 본바탕에는 '사랑하니까'라는 이름의 진분홍 색깔의 하트(hart)가 변색을 마다하는 앙탈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그 흔한 '졸혼(卒婚)' 마저 하지 못하고 촌(?)스럽게 꽁꽁 붙어 사는 걸 보면 말이다. 이제 나는 부끄러움도 잊은 채 '싸운다'라는 낯 뜨거운 부부 애증의 많은 기억들을 이곳에 한장씩 펼치려고 한다. 혹시라도 나의 ‘그림 에세이’를 보는 어느 신세대에게는 나름대로 결혼생활 사랑의 텍스트북이 될지도 모르니까. "아내와 수시로 싸우다니? 뻔뻔하지 않아?" 독자들이 보기도 전에..
팔순 "내가 꼬부라진 옛날 노인이야?" "팔순잔치는 무슨 팔순! 창피하게..." "간소하게 점심이나 먹자, 내 말대로 안 하면 도망갈 거다 알아서 해!" 내 억지 땅고집대로 아이들은 그런대로 소소하게 점심 자리를 마련했다. "괜찮아! 이렇게 일가친척들이 모여 얼굴 보고 한자리서 한 끼 차려 먹으니 좋잖아." "그래도요..." "내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야" 역시 세월은 쏜살같다. 어느 사이 80이나 먹었으니... 참 많이 살았다. 이만큼 살아있는 것도 얼마니 기적이냐? 창조주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