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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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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인 못살아! "너 없인 못 살아!" 신혼 초에 아내와 내가 키득키득하며 속삭이던 말이다. "당신 때문에 못 살아!" 오십몇 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 밤 아내와 나는 서로 삐죽이며 가슴속으로 불쑥 내던진 말이다. 그렇다. 유행처럼 번지는 별거, 졸혼도 못하고 아직까지 꽁꽁 묶인 밧줄에 묵인 채 사는 걸 보면 우리 부부는 심한 병에 걸린 걸린 인간들이다. 무슨 병이냐고? 글쎄 '맹한 사랑병'아닐까? 어휴~! 맹추, 바보, 칠삭둥이..... 이걸 어째!
연재를 시작하며 새 연재를 시작하면서 타이틀 그대로 우리 부부는 젊은 날,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수많은 날을 숱하게 싸워왔다. 그러면서도 팔순이 넘는 이 나이까지 서로 떨어지지 않고 끈끈하게 붙어 있는 걸 보면 아내나 나나, 그 본바탕에는 '사랑하니까'라는 이름의 진분홍 색깔의 하트(hart)가 변색을 마다하는 앙탈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그 흔한 '졸혼(卒婚)' 마저 하지 못하고 촌(?)스럽게 꽁꽁 붙어 사는 걸 보면 말이다. 이제 나는 부끄러움도 잊은 채 '싸운다'라는 낯 뜨거운 부부 애증의 많은 기억들을 이곳에 한장씩 펼치려고 한다. 혹시라도 나의 ‘그림 에세이’를 보는 어느 신세대에게는 나름대로 결혼생활 사랑의 텍스트북이 될지도 모르니까. "아내와 수시로 싸우다니? 뻔뻔하지 않아?" 독자들이 보기도 전에..
별거, 이혼, 졸혼의 유혹 너나없는 우리들의 인생길엔 수많은 웅덩이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 웅덩이는 너무 깊고 험해서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웅덩이의 이름은 <별거>, <이혼>, <졸혼> 등등을 말합니다. 나는 운이 좋게도 그 위험한 웅덩이들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며 이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