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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눈이 쏟아진다. 그래도 아침 운동으로 헬스장은 가야 했다. 나와의 약속이니까. 어느새 날이 밝았다. 한 시간 운동 마무리하고 경쾌한 걸음으로 다시 아파트 마당으로 들어섰다. 벤치에 눈이 소복이 쌓였다.
춥다 오늘 새벽 걷기 운동은 쉬기로 했다. 괜히 밖에 나갔다 미끌어져 다치면 어쩌랴. 만용은 금물. 무지하게 춥다. 그래도 일요일 분리수거는 내 몫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한다. 빌어먹을! 마스크를 또 안 쓰고 1층까지 내려왔네. 다시 또 11층까지 올라간다. 어휴~! 정말 춥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눈으로 얘기한단다 “할머니!” “왜 그랴?” “있잖아요” “그려, 우리 깍지 여시! 또 먼 말을 하고자픈 거여? 빨랑 말혀 보랑께” “할아버지랑 싸우셨어요?” “싸웠따고? 으응~ 아니여” “그럼 할아버지랑 얘기하기 싫으세요?” “실킨, 으째 실탄가? 할배랑 야그 허벌나게 하는디?” “거짓말 마세요. 할머닌 오늘 할아버지한테 얘기 한 번도 안하셨잖아요” “아닌디. 니가 잘못본거여" "........" "오오라~! 히히히... 에구~ 알것다! 여시가튼 지집아가 눈치는 백단이구만. 깍지야! 할미랑 할배는 말이여, 입으로는 말 잘 안혀" "그럼 뭘로 말하세요?" "눈으로 야그 한당께. 멀라고 입아프게 말로 야그할 거시여. 할미가 눈빛을 척 보내면 할배도 척 알아듣는당께" "????" "참말이여. 할배한테 가서 물어봐” "......
눈이 내린다 똑똑똑! 컴컴한 어둠 속에서 뭐하니? 나와 봐. 세상이 하얗게 변했잖아.
눈이 내리면 슬며시 마누라 손을 잡아보세요 * 작가노트 눈이 내립니다. 하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립니다. 이런 날. 신혼시절 나의 젊은 날 모습이 떠오르지 않으세요? “와아~! 눈이 펑펑 쏟아져!” 베란다 창가에서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눈 내리는 하늘을 보던 그 모습 말입니다. 오늘, 썩을 놈의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가 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