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기여~! 저기요~ 지금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지금 꿀이 뚝뚝 떨어집니까? 뭐. 그래봤자 어디 젊은 날만 하겠어요? 싱싱하던 시절이 그립죠! 암요! 암! 암! 아무려면! 그래도 지금 두 다리로 멀쩡히 걸어 다니고 봄날 꽃구경 다니고 맛난 거 찾아다니면 당신은 큰 행운입니다. 삶의 필름을 잠시만 돼돌려보면 몇 달 사이에도 주변에 황당한 일이 정말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것도 며칠 전에도 멀쩡하게 아침마다 인사 카톡 보내던 놈 연락두절 되고요. 즈그 자식들 잘 산다고 마구마구 떠벌리며 골목골목 누비며 폐지 줍던 그 영감 요즘 모습 감췄고요. 옛날 소주 한 잔 마시다가 진보니 보수니 거품 물고 정치 얘기 하던 골통 그 놈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죠. 산 좋다고 주말마다 건강 챙기며 이 산 저 산 등산 가자 조르던 절친.. 옆지기를 바라보며 아름답기만 하던 꽃송이도 절정이 지나 땅바닥으로 떨어질 때는 색깔도 모양도 참으로 추해 보인다. 인간이란 꽃들도 매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래서 때로는 나의 옆지기가 실망스럽고, 안쓰럽고, 고맙고, 꼴 보기 싫고, 사랑스럽고, 짠하고, 측은하기도 하고... 나는 가끔 이런 주책스러운 생각을 한다. 이 모두 매일 조금씩 더해가는 맹한 나이 탓일지도 모른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