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제 3의 삶

강 춘 2020. 8. 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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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구강암 수술.

2013년 구강암 재발 수술.

2020년 7월 중순.

새로운 구강암 재발 가능성이 보여 불야불야 서울대 병원 구강악면외과에 예약해서

10여 가지의 세부 검진과 조직 검사를 3일에 걸쳐  했다.

검사기간 내내  딸내미가 앞장 서 그 뒤를 마지못해 졸졸 따라 다녔지만

가슴 속으론 참으로 암담하기만 했다.

아니 암담하기보다는 

인생 살 만큼 살았으니까 수술하지 않고 그냥 곱게 생을 마쳤으면 하는 생각이 앞섰다.

 

수술하는 순간은 전신마취로 모르겠지만

수술로 인한 회복 기간의 고역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온몸의 잘라내고 꿰맨 상처투성이의 살갖.

구강 암의 회복은 그렇다.

나는 지난 두 번의 고역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형벌 그 자체였다. 

 

"암이 아니고 피부 종기로 판명이 낫습니다"

어제 오후에 주치의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딸내미가 전화로 급히 알려왔다.

"아빠! 축하해요. 제3의 인생!"

제 3의 인생?

그래,  내가 생각해도 참 끈질긴 내인생이다.

 

병원 입원실에 가지고 갈 짐 보따리를 다시 풀었다.

아내가 환하게 웃는다.

아내 역시 하마터면 입원실 환자 옆 간이의자에 누워야 하는 고생을 시킬 번 했다.

그 밖의 여러 식구들의 번거로운 위문 행렬 등등.

참 다행이다.

 

잠시지만 비도 끊치고  날이 개었다.

파란 하늘이 거짓말처럼 가깝게 다가왔다.

 

apt 11층에서 올려다 본 아침 하늘

*

저에게 위로를 주신 이웃지기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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