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마누라가 포기한 방

강 춘 2019. 12.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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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지저분한 책상이다.

온갖 잡동사니들의 집합장이다.

나도 느낀다.

그렇지만 어떻게 치울 생각을 못 한다.

그냥 그대로 적당히 손으로 밀어 제치며 작업한다.


마누라가 포기한 내 방 작업 책상이다.

마누라가 포기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늘 짜증 난 잔소리를 듣게 되니

그게 더 나한테는 스트레스다.


보이는 책상은 이렇지만

내 의자 뒤의 풍경은 차마 사진을 찍어 올릴 수가 없다.

너무너무 지저분해서...


나, 죽기 전에 하나씩 없앤다고 한 별의별 것들도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잡다한 책, 화구들, 오디오, 컴퓨터 나부랭이들... 

나 자신도 두 손 번쩍 들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쓰레기 속에서 그래도 뻔질나는 책 6권이

응애~!하고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다.

에고~! 어찌 가~!

마누라상!


나 죽고 장사지낸 뒤

욕 실컨 하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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