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2
명절 앞둔 시어머님께 한 말씀 드립니다
강 춘
2015. 2. 17.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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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언제 내려 올거니?
남들은 벌써 며느리들이 내려와 차례 상 음식 준비하느라 야단들인데…
너는 왜 매번 꾸물대는 거야? 내가 정말 속 터져 죽겠다!”
하하하… 시어머님!
며느님한테 이렇게 꽥 소리치고 싶으신 거죠?
어서 그 전화기를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조금만 더 참아보세요.
서울에 있는 며느님도 아마 지금쯤은 가슴속이 타 들어갈 겁니다.
혹시나 시어머님이 독촉전화하지나 않으실까 좌불안석입니다.
시어머님!
기다리시는 동안 안방에서 가만히 계시지 말고
아버님이랑 함께 차례음식 하나하나 만들어보세요.
동태전도 부치시고, 동그랑땡도 빗어 프라이팬에 지지고.
고사리나물도 무치시고, 산적도 구어내시고……….
그 옛날 서슬 퍼런 세도의 시어머님 옛말을 곁들여
아버님과 함께 웃으시면서 하나하나 만들어보세요.
까짓 거 평생을 해오셨는데
꼭 며느리 기다렸다 시키셔야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어머머! 어머님. 벌써 차례음식 다 만들어 놓으신 거예요?
죄송해요. 제가 일찍 내려 왔어야하는 건데…”
아! 며느님이 도착했군요.
보세요.
며느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되었네요.
얼마나 당황했을까?
그래요.
어머님 짐작대로 며느님이 일부러 게으름(?) 핀 것이 맞습니다.
이해하세요. 요즘 젊은 아이들 모두 다 똑 같지요.
작년에 결혼한 막내따님도 지금 며느님과 행실이 어쩜 그리도 닮았는지
저도 웃음이 나와 쿡쿡 웃습니다.
“똥 묻은 돼지가 겨 묻은 돼지 나무랜다”
시어머님!
하마터면 옛말 그대로 하실 뻔 했습니다.
ㅋㅋㅋ…
즐거운 명절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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